기생충. 제목부터 어딘가 찝찝하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기생충은 사전적 의미로 다른 동물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먹고 사는 벌레라는 뜻이다. 영화 '기생충' 또한 이 뜻 그대로의 내용이다. 가난한 사람, 반지하에 사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여기서 기생충으로 묘사된 듯하다. 

기생충에서는 한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을 영화 '기생충'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빈익빈 부익부’를 의미하는 장치가 여러 가지 존재한다. 

냄새는 무의식의 영역이다. 보통 우리는 냄새라는 단어를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언급하곤 한다. 박 사장(이선균)이 언급한 냄새라는 단어는 기택(송강호)에게서 나는 특유의 반지하 냄새를 뜻한다. 박 사장의 아들 다송이가 언급한 기택, 충숙에게서 난다는 같은 냄새도 특유의 반지하 냄새를 뜻한다. 이 영화에서는 가난의 냄새를 반지하의 냄새로 표현했다. 심지어 기정은 자신들에게서 반지하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이 냄새들은 은연중에 부유한 계층들이 가난한 계층에게 보내는 경멸과 무시를 의미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박 사장이 냄새가 난다는 듯한 제스처가 결국 기택의 살인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기생충에서 이들의 냄새를 ‘지하철 냄새’라고 언급한 장면이 있다. 이 ‘지하철 냄새’를 한국인과 미국. 유럽인들은 각자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우선, 한국인에게 지하철이란 지극히 평범한, 흔히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수단이다. 평범하게 살아도 부유층에게는 우리가 이런 이미지구나, 기생충 같은 이미지구나라고 생각이 들어 박탈감이 들고 찝찝한 기분이 들게 할 수 있다. 반면, 미국. 유럽의 지하철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정말로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 실제로 코를 저절로 막게 되기도 한다. 이 부분을 고려해 보았을 때, 해외에서 이 영화가 더 사람들의 호응, 인정을 받지 않았을까 한다. 
냄새는 시각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숨기고 감추려 해도 언젠간 다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가난도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는 ‘아무리 기생충처럼 살아보려 하지만, 언젠간 그 민낯이 다시 드러나 다시 가난한 삶을 살기 마련이다’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장치는 '비'이다. 박 사장네에게 ‘비’라는 존재는 그저 운치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이다. 비가 많이 온다 해서 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캠핑을 철수하고 돌아와야 하는 것 고작 그뿐이다. 하지만 기우네는 다르다. 그들에게 비는 치명적인 존재이다. 비가 오면 잠겨버리는 기우네에게는 비는 생존과 관련한 문제인 것이다. 

 

‘계단’도 빼먹을 수 없는 요소이다. 박 사장네는 으리으리한 주택에 살고 있어 계단을 올라가야만 그들의 거주공간이 나온다. 반면, 기택의 집은 반지하이다. 주파수조차 잘 잡히지 않는 장소이다. 여기서부터 벌써 그들의 차이가 느껴진다. 하지만 더 잘 느껴지는 공간이 있다. 바로 박 사장네 부엌 한편에 자리 잡은 지하실이다. 가난을 극복할 듯했지만, 다시금 기택은 자기 스스로 그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이 부분에서 가난은 돌고 돈다는 의미가 가장 잘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빈익빈 부익부’라는 의미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묘하게 찝찝하고 착잡했다. ‘돈이 많으면 착하게 살 수 있다’와 같은 대사를 통해 우리들이 부자들을 보는 전형적인 시선이 이러함을 담아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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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가난해야 하는 건가?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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