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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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포트라이트>는 가톨릭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밝혀낸 보스턴 글로브의 심층취재 전문 팀인 스포트라이트 기자들의 이야기이다. 이는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로, 2001년 당시 스포트라이트 팀의 취재 과정과 위기 등을 보여준다. 이 사건은 아이들이 신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기사 하나로부터 시작하는데, 이를 추기경이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 등 파면 팔수록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스포트라이트 팀은 신자들의 믿음, 공동체의 질서를 운운하며 사건을 은폐하려는 사람들과 맞서 탐사와 보도를 통해 싸워간다.

영화에서 스포트라이트 팀 기자들은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진실을 향해 달려간다. 가톨릭 신자가 많은 지역에서, 9.11 테러로 종교에 대한 믿음이 강해졌던 그런 시기에, 지역 사회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일이 과연 쉬웠을까? 영화는 그럼에도 진실을 위해서라면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사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것이 언론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스포트라이트>는 진정한 언론의 방향과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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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또한 인상 깊었다. 이 영화는 아동 성추행을 다루고 있음에도 쓸데없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장면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기 전 줄거리를 읽었을 때, 나는 한국 영화에서 으레 볼 수 있었던 불쾌한 성추행 묘사 장면이 당연히 등장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오로지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로 당시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보는 입장에서 전혀 불쾌하지 않았으나, 내용은 완벽히 전달되었다. 그동안은 오로지 자극을 위한 불필요한 연출이 많았던 것이다.

이것은 비단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언론 또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헤드라인, 피해자 묘사 등 옐로 저널리즘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도 조회 수와 자극을 쫓는 영화와 기사가 아닌 그저 본질에 집중하는 제작물을 원한다. 언론이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타이밍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언론인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판사가 마이크에게 문서를 꼭 보도해야겠냐며 “이런 걸 보도하는 게 언론인입니까?”라는 말을 한다. 그러자 마이크는 “이런 걸 보도하지 않으면 그게 언론인입니까?”라고 대답한다. 나는 이 대사를 듣고 ‘진정한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언론인이 지향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진실한 보도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사회의 밝히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이 언론의 본질이라면, 과연 우리 언론은 어떤가?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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