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 책
출처: 네이버 책

『트로피컬 나이트』는 특이한 소재를 바탕으로 다양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총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섬찟함, 애틋함, 사랑스러움, 다정함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줄거리

〈할로우 키즈〉 ‘프리미엄’이 붙은 영어 유치원, 갑자기 ‘재이’라는 아이가 사라진다.

 〈고기와 석류〉 남편을 떠나보낸 ‘옥주’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상상한다. 남편과 달리 아무도 자신을 지켜주지 않는 죽음. 어느 날, 옥주는 쓰레기를 뒤지는 낯선 ‘그것’과 마주한다.

 〈릴리의 손〉 사고를 당한 사람은 자신에 대해 기억을 하지 못하고, 오직 ‘연주’라는 이름만을 기억한다. 연주가 되어가지만 공허함에 시달리는 사람. 한편, 2200년에 가까운 지구에 ‘릴리’와 ‘연주’가 있다.

 〈새해엔 쿠스쿠스〉 엄마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우등생을 연기하던 ‘유리’와 ‘연우’는 서로 닮았다. 어렸을 땐 잘 지냈지만 커가며 서로 열등감을 갖게 된 둘은 어른이 되고 나서 우연한 기회에 술자리를 갖게 된다.

  『트로피컬 나이트』에는 줄거리에 소개된 네 개의 단편 소설 말고도, 〈가장 작은 신〉, 〈나쁜 꿈과 함께〉,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 〈푸른 머리칼의 살인마〉가 수록되어 있다.

 

  8개의 이야기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이다. 고양이들이 사라지고 있는 지구. 이야기 속 주인공인 ‘은하’ 역시, 반려 고양이 ‘체다’가 사라져 간절히 찾고 있다. 자주 보이던 길고양이만 사라져도 온 골목을 찾아 헤맬 것 같은데, 은하의 경우 반려 고양이가 사라졌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애가 탈지 느껴져서, 완전히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체다가 은하에게 사실 자신은 고양이별에서 임무를 위해 지구에 온 것이고, 고양이별로 가야 하기 때문에 이별해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은 내가 은하가 된 것 마냥 이별이 가슴 아팠다. 은하가 체다를 간절하게 찾으며 전단지를 돌렸기에 터미널에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은하가 계속 체다를 보고 싶어 한다면 결국에 둘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믿고 싶다.

 

출처: 박혜림
출처: 박혜림

 

 이렇게 둘이 간절하게 만났으면 하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새해엔 쿠스쿠스〉 속 주인공들이다. ‘유리’와 ‘연우’. 이 둘은 엄마와 고모의 비교가 없었다면 서로 애틋한 사이가 되었을 것 같아, 보는 내내 안타까운 감정이 든다. 서로를 향한 열등감이 서로를 진심으로 미워하고 싫어해서 생긴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야기의 마지막에, 행방을 감춘 연우가 유리에게 어렸을 때 세계 일주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쿠스쿠스를 같이 먹자며 연락한 것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랬다.

 

 어딘가 호러 같은 괴담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트로피컬 나이트』, 여러 단편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어 추천하고 싶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