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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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소려진주모운는 자주 마주치게 된다. 두 사람의 배우자들은 외도를 하는 상태였다. 주모운의 넥타이와 소려진의 가방이 배우자들의 것과 같아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이후 서로에게 동정과 연민의 감정을 가지게 된 둘은 몰래 비밀스러운 만남을 계속하게 되고 그 감정을 숨기려 하지만 숨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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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의 대표작 중 하나로 불리는 작품이다. 2000년도 개봉작이다. 외국에서는 In the Mood For Lovef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홍콩에 대한 왕가위 감독의 진심이 느껴진다. 또 당대 홍콩의 의식주 문화를 잘 표현했다고 한다. <화양연화>는 색으로도 두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빨간색 옷을 입은 소려진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진실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또 초록색은 중화권에서 불륜을 뜻하는 부정적 의미를 나타낸다. 두 사람의 감정이 극에 달한 장면에서 그녀는 연둣빛 드레스를 입고 초록색 조명 아래에서 주모운와 식사를 한다.

 

둘은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들을 만나게 되면 할 행동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기도 하고 무협지 소설을 같이 쓰고 검토해 주기도 하며 함께하는 시간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이렇듯이 영화는 불륜을 소재로 한다. 관객들은 그들의 사랑을 응원함과 동시에 불편함을 느끼게 만드는 1순위 소재다. 하지만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숨죽이고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외도의 피해자이자 외도를 하는 당사자가 되는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계속 부정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배신한 그들처럼 되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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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구도도 인상적인데 바로 내가 그들을 몰래 훔쳐보는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좁은 방, 좁은 골목길, 어지럽혀진 방도 왕가위의 손을 거치면 아름다운 공간이 되곤 한다. 좁은 방 안에서 거울을 통해 비치는 양조위를 통해 우리는 그들을 몰래쳐다 본다. 사랑에 빠진 배신자들을 따라 하려다 사랑에 빠져버린 사람들. 배신자를 미워하다가도 이해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서로가 이끌리지만, 자신들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려 선을 지킨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나오는 그들의 상상 같은 장면들은 관객을 놀라게 한다.

 

영화의 제목이 화양연화인 이유는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 채 헤어지고 나서야 그들이 함께 한 시간이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시절임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기에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리워도 되돌아갈 수 없다. 영화는 이런 사랑도 있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양조위와 장만옥의 연기도 영화의 내용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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