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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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명작으로 회자되는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남성들 사이의 유대와 의리, 조직에서의 배신과 복수라는 자극적인 상황, 쌍권총 액션에서 돋보이는 슬로우모션, 감상적인 음악, 감각적인 액션 장면과 ‘멋’ 그 자체인 행동들까지 조금은 투박하고 기술적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영웅본색>은 많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 시절의 모두를 주윤발처럼 코트를 휘날리며 성냥개비를 입에 물게 했던 <영웅본색>은 동아시아 갱스터 장르 중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이다.

동아시아 갱스터 장르는 기존의 할리우드 갱스터 장르의 플롯에 국가, 지역적 특색이 결합한 것으로, 홍콩 누아르는 1980년대 홍콩에서 만들어진 어두운 분위기의 범죄 영화를 뜻하는 말이다. 필름 누아르 장르에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의 허무한 분위기라는 지역적인 특색을 반영한 영화 장르로, 영웅본색을 계기로 범죄 세계를 무대로 하여 남성적 유대감을 강조하는 액션물을 지칭하는 홍콩 누아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는 과거의 무협 영화와 맥을 같이하는 장르이기도 하다. 비록 맨손의 권법 싸움에서 총싸움으로 그 형식이 변화하였으나, 무협 영화의 핵심 주제였던 의리, 강호의 도, 정의는 여전히 일관되게 나타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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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etter Tomorrow, 영화의 영어 제목이다. <영웅본색>으로 대표되는 홍콩 누아르 장르는 중국으로의 반환을 앞둔 위태롭고 불안한 그 시절 홍콩의 정서가 투영되어 있다. 아호와 마크가 야경을 보며 “홍콩의 야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어. 하지만 오래 못 가니 아까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그 정서가 집약적으로 드러난다. 영화는 동료를 배신하는 등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진’ 시대의 홍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주며, 친구와 형제 사이의 우애, 가족이라는 기본적이지만 잊힌 정신을 강조한다. 비록 주인공들이 합법적인 일을 하는 인물은 아닐지언정 끝까지 의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순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주인공들의 낭만적인 영웅주의, 강호의 의리를 강조하는 모습은 과거 중국과 홍콩의 무협 영화의 플롯을 따른다. 그렇다면 낭만적인 영웅인 주인공들이 추구했던 가치는 무엇일까. 아마 그것이 영어 제목이 ‘더 나은 내일’인 이유가 아닐까 한다. 영화의 엔딩에서 아호가 아걸에게 “이제는 바른길로 가고 싶다. 네가 가는 길이 옳다.”라는 말을 한다. 오우삼 감독은 이런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홍콩의 현실을 비판하며, 위태로운 홍콩이 바른길로 향하기를 바라고 있음을 드러낸다. 의리, 정의, 멋, 액션의 화려함 속에서 더 나은 내일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며 미래의 희망을 제시한 영화, <영웅본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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