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이면 어떠하리, 시간은 계속 흐르는데

20년하고도 20일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감옥살이를 한 신영복 선생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억울하게 시간을 보냈다. 우선적으로 나는 나였다면 버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대답은 ‘아니’였다. 신영복 선생님은 제한적인 시공간에서도 끝없는 자아성찰과 공부를 통해 우리들이 무엇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며, 어떠한 것을 느끼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찰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출처 : 햇빛출판사
출처 : 햇빛출판사

 

내가 생각하던 감옥은 ‘어둠’에 가까웠다. 침침하고 무서울 것만 같고 당장 눈물 이 날 것만 같은 이미지이다. 하지만 신윤복 선생님은 ‘어둠’을 “찬물처럼 정신 번쩍 드는 교훈”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둠은 오히려 내가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듣게 해주고, 나 자신의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주게 된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작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우리는 어떠한 일을 함에 있어서 우리들은 항상 지레 겁부터 먹고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겁과 걱정이 경험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 어둠을 무조건적으로 걷어 내려 하지 말고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바가 있으며, 그것을 못 느끼고 살아가게 된다면 빛은 더 이상 빛의 의미를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영복 선생님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되었지만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무한한 사색의 힘을 기르고 자아성찰과 공부를 통해 끊임없이 본인을 성장시켜왔다. 우리들은 감옥보다는 비교적 키 제한적인 시공간에서 살아가면서도 자아성찰과 공부를 등한시 해오고 있었다. 그러면서 갖은 불만과 불행을 말하며 우리 자신들을 더 밑으로 끌어내리고 있었다. 신영복 선생님의 그림사 색인 ‘기다림’에서 “인디언들은 한동안 달린 후 잠시 서서 달려온 길을 되돌아본다고 한다.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혼을 기다리기 위해서이다.”라는 구절을 보고도 성찰을 통한 나의 태도와 행동들을 반성하고, 성장해 나간다는 뜻을 알 수 있다. 나는 나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남에게 채찍질을 하는 게 아닌, 나에게 채찍질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잠들게 하였다.

 

출처 : 한겨레


또한 신영복 선생님은 무감어 수(無鑑於水) 감어인(鑑於人)이라고 하셨다. 뜻은 ‘물에 얼굴을 비춰보지 말아라. 사람에게 자신을 비춰보아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물에는 자신의 외모만 비추어 볼 수 있지만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보면 인간적 품성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해석한 신영복 선생님의 뜻은 내가 나 자신을 본다고 과연 성찰이 될까 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나를 제일 객관적으로 봐 줄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보는 게 나를 보다 효율적으로 성찰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항상 우리들은 답답해하고 바쁘게, 정신없이 살아간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바는 자기성찰을 통해 천천히 되돌아보며 나를 성장시키면, 보다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고, 어떠한 목적과 가치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해 준다. 우리들은 제한적인 시공간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시공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무엇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인간이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러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외에도 많은 글, 그림 사색들 그리고 서화에서도 자기성찰에 대한 부분들을 알 수 있었다.  우리를 돌아보게 해주는, 꽉 막혔던 나의 답답함을 해소해 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by 최근우, 전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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