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라는 세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어딘가 모르게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인 게 익숙한 선이는 우연히 전학 온 지아를 만나 절친이 되지만 보라의 이간질로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사이가 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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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또다시 시작된 체육 시간, 선이와 같은 팀을 하기 싫어하던 반 친구들이 이제는 지아와 같은 팀을 하기 싫어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선이가 항상 듣던 '너 금 밟았어'라는 친구들의 거짓말은 지아에게로 향했다. 아무도 지아의 말을 믿지 않던 그때, "지아 금 안 밟았어"라는 선이의 말이 들려왔다. 선이의 도움으로 인해 지아의 억울함은 사라지게 되었고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난다. 선이의 용기 낸 한마디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4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아이들의 따돌림은 교묘하고 놀랄 만큼 심해 보였다. 선이가 왜 왕따를 당하는지 정확한 이유도 없다. 그저 보라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친구들에게까지 동조하게 만들고 아이들을 조종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선이의 마음, 반 친구들의 마음, 지아의 마음, 보라의 마음 모두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가는 듯해서 더욱 가슴에 와닿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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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어릴 적 한 번쯤은 이들의 자리에서 지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도 모르는 새에 나 역시 누군가에게 보라와 같은 자리에서 상처를 주었던 적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했다. 어른이 된 지금에도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관계는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선이의 동생이 친구와 놀다가 맞고 들어온 상황에서 선이가 동생에게 왜 맞고만 있냐고 너도 똑같이 때렸어야지. 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이의 말에 동생은 계속 서로 때리기만 하면 그럼 언제 놀아?라고 해맑게 말한다. 순수한 동생의 대답에 나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했다. 서로 재밌게 놀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우리는 서로를 깎아내리기 바빴고 서로를 미워하는 데에만 시간을 쏟았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이 왜 이리 힘든 일일까? 서로가 친하게 지내면서도 그 속에서 경쟁하고 서로에게 솔직하게 대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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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어 가볍게 생각하고 보았지만, 다 보고 난 뒤에는 많은 생각이 들게 되는 영화이다. 너무 완벽하지 않은, 조금은 부족한 듯 보이는 연출과 배경이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도 영화 속 아이들의 모습은 여전히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게 조금은 허무했고, 앞으로의 세상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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