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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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함께 블루스라는 영화는 2016년 공개된 25분짜리 단편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 '컬러 오브 아시아 - 뉴 커머스'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된 작품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 보겠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박승식은 사람들의 입 모양을 보면서 힘겹게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한다. 그는 현장에서 작업반장에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시를 당하고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무시를 당하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돈을 주지 않자 화가 난 승식은 재개발 현장에서 작업반장과 몸싸움을 벌인다. 이렇게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돈을 받으려고 했던 이유인 딸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왓챠 피디아
ⓒ왓챠 피디아

 단편 영화는 사실 볼 기회가 많이 없었고 생소했다. 또한 단편 영화가 길이는 짧더라도 오히려 장편영화보다 이해하기 더 어렵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단편 영화는 잘 보지 않게 됐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나와 함께 블루스라는 제목과 맞지 않는 포스터에 핏줄이 선 주먹의 모습은 도대체 어떤 조화이며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에 보게 되었다. 그러고 본 영화는 내게 많은 생각할 것들을 남겼다.

 우선 영화를 보기 전부터 궁금했던 점인 블루스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연관이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봤는데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알았을 땐 큰 감탄을 했던 것 같다. 작업반장과 싸울 때 한번, 마지막 장면인 잠 기운에 칭얼거리는 아이를 안은 채로 한번 이렇게 두 장면에서 클래식 음악이 나오면서 마치 그 음악에 맞춰 블루스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장 최악의 상황과 가장 행복한 상황을 블루스라는 하나의 요소로 묶어서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한 승식의 부성애에 대해서도 생각할 점이 많은 영화였다. 자신의 자식임에도 학대하고 버리는 사람에 대한 뉴스가 하루 걸러 한 개씩 나오는 요즘 승식의 부성애는 실로 대단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노동의 강도가 센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은 작업반장에게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 집으로 돌아와 아이를 본 순간 모든 슬픔과 고민을 잊어버린 듯 웃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자니 판타지 영화 같다고 느껴졌다. 또한 자신이 아이가 칭얼거리고 우는소리를 듣지 못하니까 아이와 끈으로 묶어 생활하는 모습 또한 가슴이 아프면서도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시간은 25분 밖에 안되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준 나와 함께 블루스라는 영화는 장편 영화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던 건설 현장을 괜히 유심히 살펴보면서 혹시 승식과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뉴스에서 들려오는 장애인과 관련된 소식에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곱씹어 보게 만들었다. 이렇게 영화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단편 영화를 보고 싶지만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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