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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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최면과 같다. 좋게 말해도, 나쁘게 말해도 그렇다.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보는 이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모든 문명이 발달해 왔듯이 광고도 많이 발전해 왔고, 그 과정에서 광고는 우리를 즐겁게 하기도, 괴롭히기도 한다. 요즘은 어디를 봐도, 무슨 미디어를 틀어도 광고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티브이 광고, 라디오 광고, 건물 벽면에 붙어 있는 광고, 버스나 지하철 광고, 심지어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볼 때나 앱을 켜면 꼭 광고가 나온다. 
 내가 느낀 바를 말하자면, 지금은 너무 과하다. 어릴 적에도 프로그램 사이사이에도 광고가 나왔고 길을 다니면서 전단지를 꽤 봤지만, 지금은 그걸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게 점점 넘치고 있다. 예전에는 광고에서 ‘무엇을’ 광고하는지, 그게 ‘어떤’ 기능인지 주로 다뤄지는 광고가 많았다. 그래서 직설적이고, 내가 이걸 사면 어떻게 쓸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생각해 보면 잘 만들었다, 기억에 남는다 하는 광고는 요즘 광고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무엇을 광고하는지는 모르겠다. 
 요즘 인상 깊었던 광고를 떠올리면, 분명 영상미는 훌륭한데 무슨 의미인지 모른 채로 끝나는 게 많다. 어쩐지 이 제품을 홍보하는 것보다 멋있어 보이는 데 비중을 둔 느낌이 강하다. 특히 애플 광고를 보고 많이 느낀다. 특별한 설명 없이 웅장한 노래와 함께 몇 마디 자막만 나오고 끝. 전에는 이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소비자인 내가 느끼는 애플의 판매 전략은 ‘멋짐’에 치중하는 거다. 다른 제품은 모르겠지만, 애플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서 이런 식으로 광고를 낼지도 모른다. 제품의 성능이 어떻든 사람들은 애플이면 무조건 사니까. 그렇지만 나는 이런 광고보다 제품의 성능을 보여주는 걸 더 선호한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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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말이 없어도, 설명하지 않아도 설명되는 광고가 있다. 2018년에 나왔던 광고 중 ‘하루 동안 고생한 나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에이스 침대 광고가 많은 화제가 됐다. 말 한마디 없이 단 30초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 솔직히 나도 기억에 남는 광고라고 하면 이 광고를 꼽고 싶다. 광고의 분위기도 살리면서 침대가 얼마나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연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광고란 기억에 남아야 한다고 보는데, 요즘은 눈에 띄는 광고가 없다. 다 분위기를 살린다고 제품은 뒷전이거나, 이상한 양산형 게임 광고로 넘쳐난다. 그리고 소비자는 이런 광고를 꼼짝없이 지켜만 봐야 한다. 돈을 내면 광고를 없앨 수 있지만, 이제는 돈을 내도 광고가 ‘적게’ 나온단다. 이제 돈을 주고도 피할 수 없다는 거다. 이건 광고가 아니라 괴롭힘에 가깝다. 이런 건 기업에게도 역효과라고 생각한다. 광고는 그 기업의 이미지나 마찬가지인데, 광고가 강압적이라면 소비자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사람은 익숙해지면 판단이 흐려진다. 나는 내가 한쪽 방향으로 세뇌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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