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새로운 발견은 우리가 작고 멍청하단 걸 깨닫게 하지

 

ⓒ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이런 영화다. 어떤 세상이 있다. 내가 다른 선택을 했을 때의 결과가 나타난 세상. 지금의 삶과 비교되는 내가 있는 세상.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걸까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게 한다. 그런데 다중 우주 속에서 가장 볼품없는 삶을 사는 나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줄거리는 이러하다. 미국에 이민을 와 남편과 세탁소를 힘겹게 운영하는 에블린은 미국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린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이혼 요구와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딸로 인해 더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그 순간 멀티버스에서 수천, 수만의 에블린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 모든 에블린은 세상을 구하는 것에 실패했고 오직 자신만이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영화는 시작된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받고 행복하기도 선택의 결과도 후회하며 살아가는 거다. 이 영화는 무엇이든지 선택을 한 사람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모두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마법을 부린다.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이 되었다는 비극은 나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심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영화의 장면 장면 모든 것이 흥미로웠던 점이 감동이었다. 그중에서도 최고를 두 가지 꼽자면, 첫 번째는 갑자기 모든 소리가 멈추고 화면에 나타나는 단 두 개의 돌. 이 돌이 뭐길래 우리를 감동시켰을까? 삭막하고 메마른 사막은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관여하지 않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꿈꾸는 행복도 없고 고통도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것을 바라고 세상을 살아간 것을 아닐 것이다. 이것이 돌멩이 두 개가 말하고자 하는 점이었을 거라 생각하고 싶다.

 

ⓒ네이버 영화
ⓒ네이버 영화

두 번째는 실험적인 연출과 3부로 나뉜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혼란을 영상으로 구현해낸 것이 신기할 정도로 빠른 속도감에 관객은 어느 영화보다 빠르게 영화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마치 베이글처럼. 엉뚱한 행동을 해야만 다른 세상 속 멀티버스로 넘어갈 수 있는 장면 전환은 신선한 히어로의 탄생을 목격하는 듯했다.

 

우유부단해서 싫어하던 남편의 성격은 이 세상의 악과 맞서는 가장 큰 무기가 된다. 그때 우리 사회의 에블린들은 다정함은 우유부단함이 아니란 것을 깨닫는다. 사실 가장 힘든 상황에서 가장 큰 무기이자 치료제는 다정함이라는 걸 세상 사람들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잊고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누구보다 신선하게 풀어낸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세상을 구할 다정함이 있으신가요? 당신의 무기를 활용하세요. 바로 지금!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