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영화가 뭐예요?라고 물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본 횟수로만 따져도 20번은 될 것 같다. 며칠 전, 갑자기 생각이 나 이 영화를 꽤나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20대 중반으로 향하는 현재, 이 영화를 보며 느끼는 점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을 해 이 글을 적기로 마음먹었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를 가던 치히로의 가족, 수상한 터널을 발견하고 들어가게 되는데 이곳은 인간이 아닌 신들의 세계였던 것이다. 신들을 위해 차려진 음식을 먹은 치히로의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버린다. 겁에 질려 있던 치히로를 하쿠라는 아이가 나타나 도와준다. 다시 인간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이곳에서 ‘유바바’라는 마녀에게 센’이라는 새 이름을 받고 목욕탕에서 일하게 된다. ‘센’이 된 치히로는 과연 무사히 부모님을 구해 집으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우선, 이번에 영화를 또다시 보면서 더 과몰입하게 된 이유가 있다. 바로 치히로가 초등학생이라는 점이다. 과연 내가 초등학생이었다면, 치히로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는 내내 치히로가 대견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가 바로 ‘이름’이다. ‘유바바’라는 인물은 목욕탕 지배인이다. 그녀는 이름을 빼앗고 일을 주는 형식으로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이름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름이 없다면, 나의 이름이 바뀐다면 나의 과거까지 잊는 것이나 다름없다. 센 아니, 치히로도 마찬가지였다. 목욕탕에서 일을 하며 오로지 ‘센’으로만 살아오다 그녀의 소지품에서 발견한 이사 오기 전 친구에게서 받은 편지에 적힌 원래의 이름을 보고 치히로의 이름을 기억해 낸다. 한 번도 이름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영화를 통해 이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여기서 이름이 의미하는 것은 ‘존재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어른들의 욕망에 대해서도 잘 나타나있다. 초반에 치히로의 부모님은 눈앞에 놓인 음식에만 정신이 팔려 치히로의 말은 듣지도 않고 치히로가 사라진 것 또한 몰랐다. ‘유바바’도 마찬가지이다. 금을 만들어내는 ‘가오나시’라는 캐릭터가 준 금을 쌓아놓고 이에 흐뭇해하다가 그의 아들인 ‘보’가 사라진 줄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목욕탕에서 일하는 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오로지 금을 얻고 싶다는 욕망 하나로, ‘가오나시’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부한다. 이런 장면에서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너무 눈앞의 욕망만을 바라보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계속 생각나는 이유는 ost때문인 것 같다. 어느 여름날, 언제나 몇 번이라도, 통로 등은 ost만 들어도 바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생각날 정도로 이 영화와 찰떡이다. 어느 여름날이라는 곡은 치히로가 이사를 갈 때, 속상해하는 치히로의 감정을 극대화해준 ost이다. 언제나 몇 번이라도는 영화의 마지막 클로징 ost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 언어로 된 ost, 가사를 잘 알아듣지 못하지만 영화의 여운이 오래 지속되게 해주는 것도 이 영화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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