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9월 3일 이날이 후쿠오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전 날 늦게 자는 바람에 점심쯤 일어나버렸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함바그를 먹으러 갔다. 원래 가기로 했던 식당은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식당이다 보니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배가 많이 고팠던 우리는 근처에 현지인 맛집처럼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다. 인테리어가 정말 영화에 나올법하게 일본스러웠고 주인아주머니도 너무 친절하셨다. 물론 맛도 정말 맛있었다. 후쿠오카에 가는 친구들이 있다면 무조건 추천해 주고 싶을 정도의 식당이었다. 가끔 계획에 틀어져 계획에 없던 일이 더 행복으로 다가올 때가 있는 것 같다.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후쿠오카의 명소 중 한 곳인 오호리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는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어서 인지 햇빛이 더 세게 느껴져서 유독 더웠다. 공원을 한 바퀴도 다 돌지 못한 채 공원 안에 있는 스타벅스로 몸을 피했다. 일본 스타벅스 한정 메뉴로 나온 음료를 시키고 달달한 디저트까지 먹으며 쉬었다. 공원을 더 이상 걷지 못하겠다는 친구와 나의 판단으로 우리는 또다시 쇼핑을 하러 가자고 다짐하며 톈진역으로 향했다. 

 

ⓒ민선우
ⓒ민선우

 

슈프림, 베이프, 크롬하츠 등이 모여있는 다이묘 거리를 구경했다. 딱히 구매한 옷은 없지만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해가 질 때까지 열심히 구경을 했다. 
허기가 진 친구와 나는 일본에 왔으니 야키니쿠를 먹어야 하지 않겠냐며 유명한 야키니쿠 가게로 향했다. 인생 첫 야키니쿠이기에 설렜다. 우리나라의 소고기 가게와 비슷했지만 된장찌개와 냉면이 없어서 아쉬웠다.

야키니쿠를 맛있게 먹고 돈키호테로 향했다. 돈키호테에서 살까 말까 고민했던 아이템들을 다시 보고 엄청난 고민들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안 사 왔지 싶은 물건들도 있다. 항상 여행에 가면 돈을 쓰기 전에 평소보다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돈을 더 못쓰는 나의 성격은 예전에도 이랬다. 매번 여행을 다녀오고 후회한다. 

 

ⓒ민선우
ⓒ민선우

 

이 글을 쓰며 앞으로 여행에 갈 때 살까 말까 고민된다면 사 와야지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열심히 이번 여행 마지막 쇼핑을 하고 호텔로 돌아가 짐 정리를 했다. 너무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이 너무 큰 탓이었을까. 우리는 잠에 들지 못하고 결국 밤을 새웠다. 

다음 날 아침, 도착한 날보다 많이 무거워진 캐리어를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후쿠오카공항으로 향했다.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글을 쓰는 10월, 또다시 일본 여행 계획을 꿈꾸고 있다. 더워서 가지 못했던 후쿠오카의 명소들을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 혹, 후쿠오카 여행을 다시 가게 된다면, 이곳에 다시 글을 써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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