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 책
출처: 네이버 책

 

 전삼혜의 『위치스 딜리버리』에서 ‘사바스라면, 난 김사월 노래밖에 모르는데.’라는 문장을 보자마자 생각했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에 대해 적어야겠다고.

 여기서 김사월의 ‘사바스’라는 노래는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에 영감을 받아서 작사, 작곡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노래를 들으면 ‘뉴서울 파크’의 기묘하면서 오묘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니, 꼭 듣기를 추천한다.

 

줄거리

 부모님 사이의 불화, 그로 인해 늘 불안한 ‘유지’. 돈을 중시하는 인형탈 아르바이트 ‘서준’. 영원을 믿지 않는 마스코트 고양이 ‘꿈냥이’. 고시생이라는 힘든 시기부터 만나왔지만 결국 관계가 악화한 ‘다애’와 ‘재윤’. ‘사바스’라는 신흥종교 세력. 기묘한 아르바이트 ‘영두’. 청소업체 대표 ‘현경‘.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뉴서울 파크’ 놀이공원에 모여, 행복을 추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달콤한 젤리, 그보다 더 달콤한 젤리 장수의 말은 개인의 욕망을 자극한다. 욕망을 드러내며 젤리를 먹은 사람들은 점차 젤리가 되고, 곧 뉴서울 파크는 온통 연분홍 젤리로 가득 차게 된다.

 부모님 사이가 회복되길 바랐던 아이, 행복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던 청년, 사실 영원을 믿고 싶었던 고양이, 다시 관계가 회복되길 바랐던 커플의 욕망은 잘못됐던 걸까? 주변에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런 인물들을 과연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각 인물의 욕망에 대해, 그리고 추구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화목한 부모님을 바랐던 ‘유지’는 ‘주아’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하며 질투한다. 그리고 나쁜 마음에 주아에게 젤리를 먹인다. 이런 행동은 먹으면 젤리가 되는 젤리가 없었다면, 젤리 장수에게 받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정법은 가정법일 뿐, 젤리를 통해 사건은 일어났고 이를 통해 보이는 욕망의 어두운 면이 기괴하게 다가온다.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기에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것 같다.

 

 신흥종교, 어쩌면 사이비에 가까운 ‘사바스’와 관련된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에게 해를 끼치고 위험에 빠뜨린다. 이런 모습은 마치 반면교사처럼 지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욕망을 추구하는 모습이 나쁘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다뤄지는 챕터 중에서 특이하게 사람이 아닌 고양이에 대해 다룬 이야기가 있다. 마스코트 고양이 ‘꿈냥이’의 이야기는 누군가를 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예전에 영원할 줄 알았던 주인을 회상하던 꿈냥이는 이번에는 영원하길 바라며 젤리가 된 아이의 부모를 찾는 것을 도와준다. 아마 작가는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출처: 박혜림
출처: 박혜림

 내 몸까지 젤리가 되어 진득이 녹는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몰입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사바스’라는 노래와 함께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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