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이름이 주는 힘

봉준호 감독님이 2021년 가장 잘 보았던 영화 중에서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어서 꼭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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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평범하지 않은 4명의 미첼 가족과 강아지의 소개로 시작된다. 딸인 케이티는 어릴 적부터 남들과는 다른 특이한 영상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영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는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었고, 아버지인 릭 역시 케이티의 영상에는 관심을 주지 않았다. 케이티가 영상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소개할 때면 아버지는 항상 부정적인 반응을 내보인다. 아버지는 케이티를 걱정하는 마음에 한 말들이지만 케이티에게는 상처로 남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케이티와 아버지의 오해와 갈등은 더욱 심해진다. 

케이티가 20살이 되고 자신이 원하던 LA 대학교로 떠나는 당일, 아버지는 케이티와의 갈등을 풀기 위해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차로 가족들과 함께 학교를 데려다주기로 결심한다. 케이티는 내키지 않았지만, 엄마인 린다와 동생 애런의 부탁으로 차에 오르게 된다. 그 시각, 세계 최초 스마트 비서인 팔을 만든 기업인 마크는 팔의 후속작으로 인공지능 로봇인 팔 맥스를 최초 공개하게 된다. 팔은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마크가 자신을 버리고 대체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크게 배신감을 느끼고 인공지능 로봇을 조종하여 인간들을 모두 없앨 계획으로 세계적인 반란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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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휴게소에 있던 미첼 가족은 로봇들의 공격을 피해 얼음창고에 숨어 위기를 모면했고, 전 세계에서 살아 남은 최후의 가족이 되었다. 숨어지내자는 아버지의 말에, 케이티는 늘 도전해왔던 아버지의 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자신이 생각한 계획으로 세계를 구하자는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다. 로봇들은 사람들을 포획하기 위해 와이파이를 끊어버리고 무료 와이파이가 있다며 사람들을 유인한다. 무료 와이파이가 있다는 소리에 사람들 모두 그곳으로 따라가 버리는 것을 보며 조금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와이파이 하나만 끊겨도 서로 의사소통이 단절되고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인터넷을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현실을 너무 무겁지 않은 선에서 영화에 잘 녹여 내어 더 와닿았고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들이 많았지만, 역경과 고난 속에서 아버지와 케이티는 서로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마침내 미첼 가족은 서로의 중요함을 깨닫고 로봇들의 반란을 영원히 멈추고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 가족이 된다. 아버지인 릭이 기계를 다루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컴퓨터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던 장면과 그 노력으로 인해 딸을 구하고 딸인 케이티와 함께 어릴 적 즐겨 듣던 노래를 틀고 함께 로봇과 싸우는 장면을 통해 둘의 갈등이 해소된 것 같아 가장 인상 깊었고 여전히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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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미첼 가족이 우리 가족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가족들과 밥 먹을 때조차 서로 스마트폰만 보며 밥을 먹는 나와 동생,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며 밥을 먹고 싶어 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겹쳐 보여 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기도 했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과도하게 빠져 사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잘 꼬집어 놓아 지난날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SNS에 올라오는 예쁜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고 나도 그렇게 되기 위해 진실한 나를 버린 채 거짓된 행복만 보여주는 안타까운 현실도 잘 풍자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칫 지루할 수 있을 내용을 코믹 요소와 유행하는 밈들을 사용하여 보는 사람들도 더 이해가 쉽고 재미있게 현실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대학교 친구들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케이티가 가족 역시도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되어서 좋았고 나 역시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는 뜻깊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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