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돌아온 이색 알바 체험기!
오늘 소개할 세 번째 이색 알바는 바로 <캐릭터 배우 아르바이트>다.
캐릭터 배우 아르바이트도 종류가 여러 가지 있지만, 내가 한 건 여름 시즌 공포 테마로 진행되는 행사의 캐릭터 배우였다.
나는 올해 여름, 경주의 엑스포 대공원에서 진행하는 루미나 호러나이트라는 행사에서 근무했는데, 그 행사는 공포스럽게 꾸며진 숲길에 분장을 한 배우들이 각 스팟에 배정되어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였다. 좀비, 물귀신, 미친 의사 등 다양한 역할이 있었고, 나는 일본 인형 귀신 역할을 맡았다.
이 일 이후로 소개받은 다른 행사에서도 캐릭터 배우로 일을 했었는데, 일단 이 글에서는 여름 행사 위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모든 캐릭터 배우 아르바이트가 내가 한 것과 비슷하지는 않을 테니 이 글은 가볍게 참고만 바란다.)
이 일의 장점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같이 일하며 친해질 수 있다. 또래 대학생은 물론이고 이런 일을 업으로 하는 배우들, 전혀 배우와 상관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고 친해진다.
뿌듯함과 재미도 장점이다. 이 행사는 내가 첫 번째로 소개한 놀이공원 좀비 아르바이트보다 좀 더 본격적인 공포 테마여서 사람들을 울 정도로 놀라게 해야 했는데, 나를 보고 소리 지르며 도망가는 관객들을 보면 '내가 해냄!'이라는 성취감이 들면서 아주 뿌듯하다.
그리고 대학생들의 방학 시즌 단기 아르바이트로 정말 좋다. 한 달간 일을 바짝 하고 나름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시즌 알바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단점은?
아무래도 여름에 하는 일이라 덥고 근무지가 숲속이라 벌레가 너무 많았다. 1일 1모기는 기본이다. 그리고 몸을 쓰는 일이라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관객이 많을 땐 하루에 1,000명이 넘게 오기 때문에 체력 분배를 잘해야 한다.
또, 공포 테마라 행사가 늦은 시간에 시작이 되어 퇴근이 늦다. 그러다 보니 일을 하는 동안은 친구들을 만날 시간이 거의 없다.
연기에 소질 있는 예술가들에게 추천!
행사 주최 측은 연기를 어떻게 하라고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배우에게 맡긴다. 그러니 본인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조금이나마 연구하고, 고민해 볼 줄 아는 사람이 어울리는 일인 것 같다.
그리고 공포 행사에선 행사 특성상 사람들에게 말을 걸 일이 없었지만, 다른 캐릭터 배우 행사에서는 사람들과 밝고 능청스럽게 대화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처음 본 사람들에게도 부끄럼 없이 잘 다가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이 일을 추천한다.
또, 일을 하면서 평소에 접할 일이 없는 공연 업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엿보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공연, 연극 분야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캐릭터 배우 아르바이트가 다 내가 한 것과 비슷하지는 않다. 내가 한 행사가 특수한 경우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 글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면, 한번 도전해 보길 바란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어쨌든 평소의 ‘나’를 벗어난 새로운 캐릭터가 되는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할 수 있고, 그 경험은 장담하건대 굉장히 즐거울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