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기획자 이창원 강사를 만나다.

문화 예술에 대해 생각해 보자, 뮤지컬, 콘서트, 페스티벌 이외에도 우리가 영위하는 생활 영역 안에 수많은 문화 예술들이 스며들어 있다. 나 또한 다양한 문화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며, 그 과정을 즐기는 편이다 특히 다양한 지역을 탐방하며, 전시 회관이나 지역마다 특이점을 찾을 수 있는 거리 문화 복합 공간을 즐겨 찾는 편이다. 하지만 우리가 즐기는 다양한 문화 건축물과 관광마을들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일반인이 다가가지 못할 영역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건축물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값어치가 상당히 높아 미술적 감각이 없는 나에게는 도전조차 못할 영역이며 머릿속에는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들을 단순하지만 작가로서의 의미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정성들을 보면서, 마땅한 돈도 없고 용기도 없는 나는  도전하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오늘 강연을 듣는 내내 적은 돈을 들이고 우리가 지나가던 문화 공간이 아름답게 조성되고, 이름 날린 사람이 아니더라도 꿈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역 예술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페트병을 가지고 오천 원도 안 들였지만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낸 문화공간은 오히려 수 억 원을 들여 비싼 건축물을 사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미적 재능이 없는 아이들이 대거 모여 있는 팀에도 간단하게 선만 그어 색을 칠하면, 허름한 집이 감각적인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 예술적인 마술을 본 것만 같았다.

 

                                                                                           출처:pixabay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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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과 전시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쉽게도 손으로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일에 항상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복적인 단순화된 일로서 예술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전문가와 비록 비교될지라도 엉성함이 주는 예술도 한번 생각해 볼 법 하다고 생각했다. 강연에서는 다양한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나가는 작품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앞서 말한 학생들 집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특히나 인상 깊은 것은 뽀로로 썰매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릴 적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캐릭터를 공장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힘든 일이었어도 오히려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나가는 공간은 우리에게도 그들에게 여행과 같은 추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로 만들어진 예술 활동을 보며 문화 기획자의 중요성도 느껴졌다. 기획자는 작가와도 같다. 누군가의 힘을 빌리기 전까지 기획자라는 직업 또한 창조와 고민을 연속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기 전까지 모든 단계는 기획자라는 작가에 의해 창조되고 구성된다. 강연을 해주신 이창원 문화 기획자분 또한 많은 작품과 이야기를 듣는 시간 동안, 이러한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더 이상 예술과 문화를 누리는 것이 돈 많은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질 수 있었고 대구 곳곳에도 지역 주민들이 이렇게 활동할 수 있구나,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 마케팅, 전시 기획 혹은 콘텐츠 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만 가졌던 나는 당최 기획이 뭐고 어떻게 일하는지 알지 못한 채 4학년이 되었다.

 

                                                                                             출처:pixabay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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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에 가득한 공부는 어떤 것을 기획하는 데에 틀 만 잡아줄 뿐  내게 새로운 것을 기획해 볼 용기를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기획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즐기고 있을 때 제대로 된 기획이 만들어지구나 느끼게 되었다. 지역 예술 활동에서는 나도 도전하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어렵다면 친구들과 함께라도 좋은 공간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광석 거리, 근대 거리, 대구 미술과, 다양한 개인 전시 회관, 대명동 근처의 연극 공연장, 동성로 길목, 시골길에 벽화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닿은 거리는 결국 돈의 단위가 아니라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자 했는지 시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것과 같았다. 그것이 바로 지역 예술만의 묘미 아닐까? 여기 살았던 누군가 혹은 활동을 하기 위해 들렀던 사람들의 손길이 결국 정체성을 부여해 주는 것과 같았다. 마을 예술 활동은 더 나아가 도시뿐 아니라 시골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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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를 배출해 나가는 것도, 아무도 몰랐던 곳을 작은 개인이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결국 기획자와 “우리”가 만들어 낸 공간이 문화 공간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비싼 예술작품과 인정받을 만한 세계적인 작가의 건축 예술품이 아니어도 되며, 글조차도 꼭 이름 있는 작가가 아니어도 된다. 문맹이었던 노인들이 글을 배워 처음 쓴 글이야말로 오히려 얼마나 더 감동을 주는지, 작품을 보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문맹이었던 할머니가 적었던 시는 단순히 사랑했던 자신의 남편 즉 영감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두 편을 이어나간다. 내재율, 음률 어떠한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은 오직 글로만 표현된 글은 같은 영감이어도 살아 있을 때와, 돌아가시고 나서 보고 싶은 남편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문화 건축물 뿐만 아니라 책도, 그림도 못 그려도 좋고 엉성해도 좋다. 원래 예술은 정해진 방식이 없기 때문에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이면 다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라는 것이 결국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미래세대로 전달하며 그 공간을 영위하는 마음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군가에게 비싼 것만이 예술일 수도 있지만 결국 작품은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손때 묻은 공간이 계속해서 지속 가능한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져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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