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첫사랑 찾기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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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다가온 가을에 어울리는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인생은 아름다워로 2022년 9월 28일에 개봉한 뮤지컬 장르의 영화이다. 러닝타임은 122분이며, 최국희 감독의 작품이다. 시작하기에 앞서 간략한 줄거리를 먼저 소개하겠다.

 평범한 주부 오세연은 무심한 남편, 아들, 딸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자신이 폐암 말기로 시한부임을 알게 되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세연은 남은 인생은 자신을 위해 살고 싶어진다. 우연히 상자 속에서 발견한 첫사랑의 사진을 보고는 남편에게 마지막 생일 선물로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한다. 남편과 함께 첫사랑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데 세연은 과연 첫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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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사계절이 다 나오는 영화이지만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 단풍이 날리며 노래를 부르는 염정아 배우가 떠올라서 그런지 몰라도 쌀쌀한 가을이 다가오자 이 영화가 다시금 생각이 났다. 영화를 보면서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던 몇 가지 포인트들이 있었다.

 우선 한국에서 잘 볼 수 없었던 뮤지컬 영화로 처음에는 뭔가 뜬금없이 노래가 나오는 것 같아 어색했지만 원래 뮤지컬 영화라는 게 그런 묘미로 보는 거니까 언제 노래가 또 나올지 기대하며 영화를 봤던 것 같다. 중간중간 나오는 노래와 춤은 시한부 엄마라는 슬픈 소재를 잠시 잊게 해줘 마치 코미디 영화를 보는 것처럼 즐겁게 해줬다. 또한 예전 한국 가요들이 나오기 때문에 즐겨듣는 노래는 아닐지 몰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던 노래가 나와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영화 속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라 영화를 보는 내내 지금의 나를 계속 돌아보게 만들었다. 매일 가족들을 위해 사는 엄마, 틱틱거리는 딸과 무뚝뚝한 아들, 아내에게 무심한 아빠를 보는데 자연스레 우리 가족의 모습이 보이면서 극중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엄마한테 잘하라고 꿀밤이라도 때리고 싶은 답답한 마음이 들면서도 며칠 전에 밥 잘 챙겨 먹으라는 엄마의 전화에 틱틱대면서 전화를 끊은 내가 떠올라 괜히 마음이 더 불편했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단조롭고 지루한 현실과는 대비되는 알록달록하고 시끄러운 과거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서 우리 엄마, 아빠에게도 저런 빛나고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에 내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더 몰입감 있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흔하지만 가슴이 아픈 결말이다. 암 말기로 시한부임에도 남편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모습, 밝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주인공이 아프다는 사실을 계속 잊게 된다. 하지만 가족들이 엄마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그 후 엄마가 없는 나머지 가족들의 일상이 나오는데 이런 결말을 예상했지만 너무 허탈했다. 현실적이지 않으면 집중할 수 없는 나조차도 영화적 허용으로 기적적으로 엄마의 암이 낫는다거나, 알고 보니 검사 결과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었나 보다. 영화의 끝에는 항상 무뚝뚝하고 틱틱거리는 무심한 남편이라고 생각했던 진봉의 잘 볼 수 없었던 아내를 위한 노력과 눈물을 보여주며 더 큰 슬픔을 줬다.

 이렇게 흔하다면 흔한 슬픈 내용의 가족 영화이지만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 결코 무겁게 풀고 있지 않아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

 쌀쌀한 가을에 추억의 노래와 함께 즐기고 싶은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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