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대전 여행

 

9월의 마지막, 가을의 초입에 친구들과 가벼운 여행을 계획해 대전을 방문하게 되었다.
즉흥 여행에 가까운 방문이어서 많은 것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른바 '성심당의 도시'라고 불리는 대전인 만큼
그 유명한 성심당에 방문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아 처음으로 대전행을 결심하게 되었던 것 같다.


국내 여행을 갈 때,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역에서 기차나 KTX를 타고 가는 여행은
철도를 이용하는 여행만의 낭만과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KTX를 타고 꽤 여러 지역을 방문했다고 생각했는데
대전으로 향하는 초행길은 여행의 설렘과 더불어 앞으로 더 많은 곳을 방문하고 싶다는 목표를 만들어 주었다.

 

출처: 김소연
출처: 김소연

 

대전에 도착한 것은 주말 저녁이었다.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성심당을 방문한 후 바로 숙소로 가는 것이 첫째 날의 일정이었다. 앞서 언급한 성심당의 도시답게 역에서 내리자마자 성심당으로 가는 길이 큼지막하게 곳곳에 안내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늦어 사려고 계획했던 빵이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무색하게 8~9시의 늦은 시간임에도 성심당 본점과 바로 옆의 성심당 케익부띠끄는 인산인해였다. 인터넷과 SNS로만 접하던 성심당의 유명세를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사람이 많은 곳은 본능적으로 기피하고, 기다리는 것도 힘들어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일종의 도전 같은 일이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오래 기다리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입구에서부터 풍기던 달콤한 빵 냄새가 기다림의 고됨을 조금은 잊게 해주었던 것도 같다.

둘째 날은 MBTI P의 여행답게 빽빽한 일정 없이 느긋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계획을 짜서 알차게 여행하는 것도 그만의 매력이 있지만,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일수록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즐겨보는 것도 여행에 있어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이 나만의 철칙이다.

 

출처: 김소연
출처: 김소연

 

이렇게 마음이 가는 대로 방문해 본 카페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대전에서 나름 유명한 곳인 것 같았는데,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저트가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해주었던 것 같다. 
이런 가게들은 대로변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경험상 대개 은밀한 아지트처럼 숨어있는 경우도 많았다.
여행을 위해 훌쩍 떠난 도시에서 마치 보물 찾기를 하는 것처럼, 구석구석 숨어있는 가게를 찾아가는 재미도 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사진을 남기거나, 기념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나는 두 방법을 다 이용해 즐거웠던 순간을 기억하려고 하지만 여행에서 구매한 물건을 보는 것이 그때를 떠올리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품샵을 방문하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일상에서 여행의 순간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작은 소품 한 가지라도  구매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출처: 김소연
출처: 김소연

 

즐겁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은 고되지만,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해진다.
흔히들 대전을 재미없는 곳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건 여행자의 마음가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남들에게 재미가 없는 곳이라도 나에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도 하고, 반대로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재밌다고 칭찬하더라도 나에겐 그저 그럴 수 있듯이 그것이 어떤 것일지라도 모두 소중한 추억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한다면 더 곳곳에서 더 많은 행복한 순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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