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으로 순식간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서울.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였는데,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아파트 주민들이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들의 출입은 철저히 막은 채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규칙을 만든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도 균열이 생기며 예상치 못한 갈등이 발생하는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인간의 회복력과 생존을 위한 투쟁의 본질을 신랄하게 포착하였다. 어떤 포인트들을 통해 이 영화가 자신의 주제를 말하고자 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인물들의 짙은 캐릭터성은 모든 이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박혀있도록 돕는다. 전직 건설 노동자 출신으로 생존자들을 이끄는 주민 대표  '영탁'은 일상에서 볼 수 없는 냉철하면서도 동시에 열정적인 인물이다. 한편으로는 비밀스러우면서도 모두가 그의 정체를 알아챌지에 대한 두근거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다음으로, 공무원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민성'이 있다. 민성은 처음에는 스스로의 존재 가치에 대해 만족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희생을 통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관객들이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명화'는 간호사 출신으로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이타적인 인물로 비친다.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는 황궁 아파트에 외부인을 들여 힘든 사람을 돕고, 점차 인간성을 잃어가는 인물들을 비판하며 갈등을 발생시키는 주요 인물이기도 하다. 이들은 배우의 연기력도 함께 더해져 영화 전반에 걸쳐 관객들의 감정을 이끌어 나가고, 깊이 있게 만들어 준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생존, 리더십과 같은 주제를 다룬다. 이는 단순히 재난 영화가 아니라 불완전한 세상에서 완벽한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유토피아적 개념을 탐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절박한 상황에서 모든 인간들이 직면할 생존 본능과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며 많은 생각을 자극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관점과 인사이트에 대해 제시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실제로 재난 상황을 겪게 됐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을지. 또한, 우리의 인간 본성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완벽한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이러한 깊이 있는 주제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어 관객들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할 수 있고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주기도 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생각을 자극하는 테마를 가진 영화이다. 단순히 재난 영화, 심오한 스토리텔링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인간적인 감정과 그에 따른 선택, 우정과 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도 한다. 단순히 재미와 볼거리만을 위해 보는 것이 아닌, 깊이 있고 이에 따라 많은 생각과 관점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