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바닷가 마을인 군천에 대규모 화학공장이 들어서면서 바닷물이 오염된다. 이로 인해 군천의 해녀들은 가계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이로 인해 바닷가에 던져진 밀수품들을 건져 중계하는 일을 맡게 되며 돈을 벌게 된다. 이 중, 해녀의 리더 격인 진숙의 아버지는 규모가 점점 커지는 밀수 일을 거절하지만, 동료인 춘자는 진숙을 부추기며 계속해서 밀수 일을 맡기로 한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진숙은 돌이킬 수 없는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영화 밀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로 초호화 출연진들의 라인업으로 큰 기대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실제로 500만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이들의 호평을 이어 나가기도 했다. 코로나로 주춤해졌던 영화계에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먼저, 밀수의 독특한 소재에 주목해 볼 수 있다. 밀수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밀수'라는 소재와 해녀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 실제로 있을 법했던 이야기를 가지고, 독특한 소재로 주된 서사를 이끌어가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관객의 입장에서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을 법하다. 70년대 한국에는 밀수가 성행하기도 했고, 그 이면에 다양한 루트를 통해 밀수가 진행됐을 것이라는 개연성이 흥미롭기도 하다. 

다음은, 흔하지 않은 여성 서사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최근, 여성 서사의 작품이 많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흔하지는 않은데, 밀수는 해녀라는 소재를 가지고 수중 액션 장면을 보여주며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종종, 여성이 주연인 액션 누아르에서 액션 장면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물속에서 진행되는 수중 액션 장면이야말로 해녀들이 가장 강하다는 설정을 하여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개연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또한, 극 중 인물인 진숙과 춘자의 우정과 서로의 오해로 인해 생기는 이야기를 담아내어 그들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원하는 요소를 시의적절하게 구성했다. 밀수는 기본적으로 청량하고 시원한 바다 배경에 늘어지지 않고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담아 보는 관객들이 지속적으로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많은 한국 영화의 문제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신파적인 요소를 최대한 자제했다. 대부분의 한국 영화들은 어떤 장르든 마지막은 감동을 요구하는 것을 배치하여 호불호를 갈리게 하는데, 밀수는 오히려 그런 점을 없애서 억지로 여운과 감동을 넣으려고 하지 않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 영화계의 불황으로 인해 관객들의 눈높이가 점점 올라가고 영화 선택에 있어 폭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밀수는 독특한 소재, 여성 서사의 작품, 그리고 관객들이 원하는 요소를 구성하여 본인들 만의 경쟁력을 갖춘 영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와 장르에서도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많은 작품들이 많이 개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