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공통점, 개강

출처 : 정수연

 2023년 8월 28일. 모두의 시작점이 같지 않겠지만, 나의 마지막 대학 생활은 하루 전인 월요일에 시작되었다. 4년 동안 8번의 개강 시즌을 맞이하였지만, 사람마다 '개강'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매번 다를 것 같다. 나 또한, 1학년 때는 코로나로 인해 신입생 라이프를 즐기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2학년 때는 오랜만에 사람을 대면한다는 점에서 긴장감에 휩싸였었다. 하지만, 3학년이 된 나는 설렘 가득 안고 학교에 갔었으며 대학 생활에 최종점에 다다른 지금은 낯섦을 느꼈다. 오늘은 그 이유를 풀어보려 한다.

 3학년 2학기. 내가 설렘을 가득 안고 개강을 맞이했던 시즌이다. 1학년도 아니고 3학년 2학기에 이런 감정을 느끼냐고 의아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 마음이 하늘 위로 붕 떠올랐던 이유를 알 수 있다. 나는 대구대학교도, 또 대한민국의 그 어느 지역도 아닌 '미국'이라는 새로운 땅에서 개강을 맞이했다. 미국에서의 4개월은 행복 그 자체였다. 초등학생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시절을 떠올려 보면, '여유로움'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일찍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길고 긴 시간을 보냈던 그때. 미국에서의 삶과 같았다. 오후 2시면 수업이 끝났고 남는 시간 동안 테니스, 양궁, 펜싱 등 새로운 운동을 배웠다. 또 카메라 하나만을 들고 마을 이곳저곳을 산책하며 수많은 사진들도 남겼었다. 날씨가 좋은 날엔 근처 공원에 도넛 하나를 사 들고 피크닉을 갔으며 주말엔 달콤 짭짤한 팝콘을 먹으며 영화도 보고 눈이 펑펑 내리던 날엔 온몸을 덜덜 떨며 미식축구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느꼈던 건 '온전한 쉼'이라는 단어의 중요함이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니 주변에 안 보이던 많은 것들이 보였고 나의 꿈을 찾아가는 길에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설렘으로 시작한 3학년 2학기. 그 끝은 '행복함'이었다.

출처 : 정수연

 그러나, 이제 막 시작된 나의 마지막 학기는 '낯섦'이다. 돌아보면, 이번 여름 방학엔 개강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시계보다도 바쁘게 돌아가던 나였기 때문이다. 주말엔 프로 축구단에서 콘텐츠 팀 대학생 마케터로 활동하며 전국 곳곳을 다녀왔다. 경기 사진을 찍기도 하고 팀원들과 직접 홈경기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하고 영상도 제작하며 수많은 일정을 소화했었다. 그러던 와중, 운이 좋게도 영남대학교에서 개최한 베트남 해외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전교육부터 팀원들과의 봉사활동 기획 회의, 또 베트남에서의 7박 9일, 봉사를 다녀온 후의 편집 회의, 마지막으로 해단식까지 거의 한 달가량을 영남대 학생으로 살았던 것 같다. 이렇게 영남대를 방문하는 일이 잦다 보니 불과 3일 전에 다시 온 대구대학교가 왠지 낯설게 느껴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나의 대학교 4년간의 개강은 모두 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찾아와 주었다. 또 나는 그 느낌대로 한 학기를 즐길 것이며 마지막인 만큼 입학 전의 모습보다 성장한 모습으로 사회에 발을 디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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