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not a love story

 

ⓒ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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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누가 더 나쁜가에 초점을 둔다. 이 영화는 정말로 누가 더 나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일까? 3번은 봐야 깨닫게 된다는 영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보았고 이제 잘잘못을 따질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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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운명론자인 톰과 부모님의 이혼으로 사랑을 믿지 않게 된 썸머가 만나고 그녀를 잊기까지의 500일을 담은 영화이다. 1일부터 500일까지 교차되며 톰 시점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톰은 영화 <졸업>을 보고 운명 같은 사랑을 믿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직장의 신입 비서로 온 썸머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진지한 만남은 싫다는 썸머의 말에 자신을 속이며 응하고 둘은 친구도, 연인도 아닌 사이가 되게 된다. 하지만 톰이 관계를 정의 내리려 할수록 둘은 싸우고 다투게 된다. 그렇게 서로의 진실한 마음은 숨긴 채 여느 날과 다른 없이 데이트하던 어느 날 썸머는 톰에게 이별을 고하게 되고 톰은 실연의 아픔을 달래다 썸머가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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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의할 점은 이 영화는 톰의 시각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줄거리만 본다면 썸머는 이상하다. 그 남자는 되고 주인공인 톰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에서 답을 제시하고 있다. 톰이 생각하는 썸머의 모습과 실제 모습엔 괴리가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앨범과 노래에는 찬사를 보내고 썸머가 좋아하던 가수인 링고 스타의 앨범에는 비난을 쏟은 톰, 톰은 그런 장면은 자신의 기억에서 잊은지 오래다. 영화 내내 톰의 꿈인 건축가라는 주제가 나온다. 썸머는 톰의 꿈에 귀 기울이고 경청한다. 하지만 톰은 썸머에 대해 묻지 않는다. 썸머와 헤어지고 만난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서도 그 당시 썸머는 약혼하고 있지 않던 시기였다. 기회라고 생각한 톰이 썸머가 초대한 파티에 가지만 그때도 톰은 썸머에게 자신이 읽던 건축 책을 선물로 건네고 만다.

 

영화에서 썸머는 톰에게 말한다. 너를 만나고 내 가치관이 바뀌었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고. 톰은 썸머를 만나고 운명은 없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미숙한 사랑을 한 톰과 썸머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그냥 둘은 서로의 짝이 아니었던 거다. 톰의 시점에서 전개도니 둘의 만남과 끝은 톰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고 톰의 꿈인 건축가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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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에게 여름이 떠났고 새로운 계절이 찾아왔다. 계절은 운명이 아니라 우주의 이치로 찾아온다. 누구도 우주의 이치를 거역할 수 없다. 썸머와의 만남에서 운명은 없다는 것을 배웠고 확신이 생기고 어텀(가을)을 만나게 된다. 운명이라는 끈에 묶인 채 상대를 탓하고 실망할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시작하는 1일일 것이다. 자신이 보는 영화에서는 잘잘못을 따지기 쉽다. 하지만 모두 자신의 관계에서는 1인칭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옳다고 믿게 되고 왜곡되게 된다. 우리는 각자의 관계에서 서로에게 톰이고 썸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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