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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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에서 재난 상황과 같은 긴급한 순간에 이웃을 돕거나 큰 피해를 막은 용감한 시민들의 사연들을 종종 보도한다. 그런 용기 있는 행동을 담은 뉴스 영상을 보고 있으면 영웅이라는 존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뉴스 속 시민들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폭력을 저지르는 친구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나 불법을 저지르는 직장 상사의 문제를 고발해야 하는 상황이 바로 그런 삶의 순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은 용기 있는 선택을 하는데 반면에 다른 어떤 이들은 그런 선택을 외면하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상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라이언 홀리데이의 <브레이브>는 우리를 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이끌며 성장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용기의 가치를 소개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용기 있는 행동과 선택을 가로막는 두려움을 이해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저자는 1장 주제인 <내 안에서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것들>에서 말 그대로 용기를 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인 두려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뉴스 속 시민 영웅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어 하고 자신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변화를 위해 용기 있는 선택을 내리고 싶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우리의 내면에서는 두려움이 등장해서 그런 행동과 선택을 가로막는다. 저자는 우선 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겁과 두려움의 차이를 알려주고 있다. 겁은 일시적으로 몰려드는 느낌이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있지만, 어떤 상태라고 할 수 있는 두려움은 우리를 지배하게 만들면 안 되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구분 짓고 있다. 이 두려움이라는 상태가 우리를 지배하게 된 것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쓴 탓도 있을 것이고, 두려움의 실체를 몰라서 과대평가를 한 탓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간에, 이런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고 냉소적인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 내면은 점점 황폐해질 것이다. 그래서 1장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용기의 반대말이 우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도 없겠지만, 그 어떠한 행복이나 보람 역시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두려움이 책에서 핵심 단어인 만큼, 저자는 본격적으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은 물론 현명한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매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대처 능력을 과소평가하면 결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두려움을 외면하지 말고 당당히 마주해서 낱낱이 해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조언해 주고 있다. 이는 적군과의 전쟁에 앞서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을 보고 두려워하는 군인들에게 아테네의 정치가 페리클레스가 한 행동이 바로 그런 조언이 바탕이 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페리클레스는 웅장한 연설 대신에 망토로 태양을 가리는 행동을 했다. 당시 일식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길하게 여겼던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실체를 지워버린 것이다. 내면에서 두려움의 목소리가 들리면 반대로 행동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 역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들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저자가 알려준 이런 방법들을 실제로 활용해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어진 이후의 내용에서 저자는 실제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를 내어 많은 것들을 이루어낸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에서는, 1940년 6월, 샤를 드골은 독일에 함락된 프랑스에서 작은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건너가 처칠을 만났고,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에서 그가 한 연설은 당시 위축되어 있던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 이후부터 모든 과정들이 순조로웠던 것도 아니고 드골에게도 위기의 순간들이 계속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드골은 조국과 국민을 생각하며 용기를 내었고 지금까지도 프랑스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한다. 샤를 드골처럼 조국을 위기에서 구한 용기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순간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굳게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낸다면 그전까지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부모로부터 부를 이어받지 않았지만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끊임없는 도전으로 훌륭한 사업가로 성장한 이들을 주변에서 목격할 수 있다. 만약에 이들이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안주해서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해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전 세계가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용기의 그릇을 키운다면 우리 자신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과 만족을 선사해 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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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갈림길에서 어떤 방법으로 선택이라는 것을 하게 될까? 저자는 세상과 타인이 우리에게 용기가 있냐고 묻는 그 순간에 현명한 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던 역사적인 사건인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 역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것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육군과 해병대가 진입할 수 있는 기지를 인천항에 설치해서 적을 기습 공격하는 맥아더 장군의 계획에 대해 당시 상관들은 불가능한 작전은 아니지만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맥아더 장군은 상관의 그 말에서 추천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아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실행에 옮겼다. 맥아더 장군처럼 훌륭한 업적을 남긴 역사적 인물들의 공통점은 바로 쉽지 않은 무언가를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당연히 성공할 수 있고 모두가 낙관하는 일이 아닌 세상과 타인으로부터 의심과 반박을 받는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 절실하게 필요한 미덕이 바로 용기인 것이다. 물론 우리의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보여준 용기 있는 행동이 즉각적으로 어떤 성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해있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책에서는 내가 의외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두려움의 반대말은 사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역사 속 인물과 집단이 보여준 그 행동의 근간에는 결국 지키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사랑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뜻이다. 백의의 천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조국의 젊은 청년들이 안타깝게 전쟁의 상처로 목숨을 잃는 것을 알고 열심히 병동을 돌보았고, 샤를 드골은 조국 프랑스를 악의 무리로부터 지키기 위해 열렬하게 싸웠다. 때로는 페르시아 제국과 처음부터 힘겨운 전쟁을 시작했던 스파르타 인들처럼 극한의 희생을 치르기도 한다. 목숨까지는 아니어도 우리 주변에서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해 다른 이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길을 걷다 갑자기 쓰러진 시민에게 몰려주는 사람들과 도로 위 교통사고를 당한 탑승객들을 불길에서 구출해낸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몇 초 또는 몇 분 동안 순간의 두려움으로 주저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그들은 용기를 냈던 것이다. 만약에 이들이 뉴스에 나오기 위하거나 어떤 상을 타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그런 행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안위나 영리 목적이 아닌 타인을 위한 순수한 행동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대의로부터 나온 용기 있는 행동은 우리 자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고, 더 나아가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지금까지 저자는 소크라테스, 세네카, 샤를 드골, 나이팅게일 등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이 보여준 용기의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친절히 알려주었다. 이들 모두는 두려움에 의해 발목을 잡히지 않고 당당하고 맹렬하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신념을 향해 나아갔다. 이들처럼 거창한 업적이나 성과까지는 아니어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인생의 전환점은 반드시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전환점에서 두려움을 느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이 정말 많다고 느껴졌다. 저자는 그런 두려움의 본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낱낱이 분석하는 것이 두려움을 제대로 극복하게 해준다고 조언해 주고 있다. 우리 자신이나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상황에서도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킨 경험이 많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제 더 이상 불의를 참을 수 없고 행동으로 실천하기로 결심한 이들에게도 이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중요한 순간이 찾아왔을 때마다 전진이 아닌 후퇴하는 결정을 내렸던 이들에게 이 책이 매우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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