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인간의 목마름을 담아내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는 바로 그들을 지켜보는 천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이 영화는 분단의 상징을 가진 베를린의 무대로 두 천사 “다미엘”과 “가서 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들은 병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하지만 천사인 다미엘은 영원성과 순수성을 지닌 자신의 존재에서 현재를 사는 인간의 삶을 부러워하고 갈망한다. 순간과 현재 그리고 끝이 있는 삶을 원하는 대비되는 존재를 보여주면서 우리는 서로의 부족함 속에서 채워지고 싶은 욕망 안에 갇혀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시사점을 영화는 남겨주고 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는 히어로 영화처럼 화려한 액션 장면을 다루고 있진 않지만 천사가 주는 순수성과 우리가 믿고 있는 상징을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어떤 기법을 이용하여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비트와 구성점

 극 중 인간은 천사를 볼 수 없다. 영원한 정적과 무채색의 공간 속에서만 살던 “다미엘”은 쿠퍼라는 인간의 형상을 한 인물에게 “보이진 않지만, 당신이 있는 것을 알아 느껴져”,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이 대사는 인간의 삶을 갈망했던 다미엘이 스스로가 선택의 갈래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대사로 극의 사건을 변화시키는 구성점으로 사용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인정과 그의 스스로의 선택은 어느 날 무채색이던 그의 시야가 모두 색을 띠게 되었고 자신의 선택을 통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 대사는 다미엘의 친구 “가서 엘”에게도 반복해서 질문을 하게 되는데 그는 천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이렇게 두 대사를 통해 그들의 선택과 삶의 방향을 같은 대사를 반복하여 사용하면서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

 

출처:네이버 영화
                                                                                        출처:네이버 영화

-방향과 욕망

 다미엘과 가서 엘은 서로 다른 방향을 통해서 각각의 캐릭터를 이야기해 준다. 다미엘이 먼저 앞장서서 걷는 장면에서는 x축, 즉 화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걷는다. 결국 그것은 원래  “천사”라는 존재를 이겨내고 자신의 역사와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기존과는 다른 길의 방향으로 걸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친구인 “가서 엘“이 앞장서서 걸어갈 때는 Y 축 왼쪽에서 오른쪽의 방향으로 자신이 걷던 길을 계속해서 묵묵히 걸어갈 것임을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서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게 되는데, 두 천사의 욕망의 방향은 달라도 그 둘은 존재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결국 서로의 길을 응원해 주는 친구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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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통한 “콘트라스트와 미장센” 

 “베를린 천사의 시“이 작품 전체가 결국 다미엘과 가서 엘의 ”콘트라스트“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른 길을 걸어온 그들은 다미엘이 인간이 되던 날 둘은 서로 다른 색을 띠게 되었다. 어두운 회색빛의 가서 엘과 밝고 알록달록한 색깔을 지닌 다미엘, 두 사람의 대비는 그들이 선택한 삶을 정의해 주고 있었다. 어쩌면 그 당시 분단의 어두움과 분단된 민족이 다시 만나길 염원하는 밝음을 대조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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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종합 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 예술 작품이다” 주인공들 행동하나 하나 감독은 캐릭터가 가는 방향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비록 천사가 갈망하는 현재 성과 인간이 갈망하는 영원성의 간격은 채우고 싶다고 채워지지는 않지만 서로의 존재에 대한 이해와 우리가 살고자 하는 삶을 누군가도 원하고 있다는 희망을 통해 막막한 길을 너무 어렵다고 좌절하지 말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영화를 통해 자신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와 다른 존재를 통해서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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