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즐겨 보던 나는 그의 영화 중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판타지적 요소의 영화인 '박쥐'를 찾았다. 이 영화를 보지 않고 오로지 첫인상을 본다면 뱀파이어인 두 사람의 격정적인 인간관계를 그려놓은 영화라고 생각하였다.

출처: 네이버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배우들의 간절한 연기가 돋보였다고 할 수가 있는 영화라고 평할 수 있었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태주 역을 맡은 김옥빈의 상황 변화에 따라서 나타나는데 지긋지긋한 현실로 지친 기분, 신부와 일탈을 즐길 때의 기분, 뱀파이어가 되어 통제가 사라진 기분, 죽을 위기에 처해 절망에 빠졌음에도 살아남으려는 기분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평소 보이는 사람이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해 나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눈에 생기가 돌지 않던 태주가 완전히 변해 뱀파이어 신부와의 일탈과 욕망을 즐긴다는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송강호가 맡은 상현은 언제나 신부로서의, 성직자로서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뱀파이어가 되었을 때도 이전의 자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였고, 태주와의 관계에서도 가끔씩 태주를 돕기 위해 극단적으로도 어떤 짓이든 할 수 있었지만, 언제나 인간이었던 그를 잃지 않았다고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몸이 된 신부의 대한 사람들의 반응 또한 흥미로웠는데 그를 아끼고 피를 내주던 노신부도 결국 사람이었고, 평소 보이지 않던 자신의 눈으로 일출을 보고 싶다며 그의 피를 역으로 얻으려고 하는 것이 감독이 말하는 사람의 근원적인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아무리 성직자라고 할 지어도 그 또한 사람이고 원하는 것이 있는 모두와 크게 다르지 않는 사람이라 말하는 것 같았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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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의 감정 교류 또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처음 신부 상현을 만난 태주는 무신경스럽고 또는 안쓰러워 보였지만 그에게 마음을 가지고 평소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일탈에 참여하였다. 그가 자신과 해방을 맞이했을 때,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도덕을 지닌 상현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고 싸우기도 하여도 상현은 자신을 해방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이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과 함께 살아남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 영화가 우리에게 느껴지는 것이 '과연 우리는 이 고난을 벗어날 강한 힘을 가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뱀파이어가 되어 서로의 욕망을 참지 않고 행동하는 그들이 어디까지 이어나갈 것인지, 그들이 행동한 대가는 어떻게 치를 것인지를 궁금해하는 의문증을 가지고 이 영화를 보는 것을 집중하며 이어나가게 된다. 내가 희망 없이 생각하던 망상이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더 큰 지유를 누리는 두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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