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에도 자격이 필요한가

 2019년 개봉한 <증인>은 2022년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시나리오를 쓴 문지원 작가와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의 작품을 맡았던 이한 감독의 작품이다. 자살로 위장된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인가와 그 증언은 신빙성을 가지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살인 용의자의 변호를 맡게 된 순호(정우성)는 현실과 타협하는 속물 변호사이다. 의뢰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자폐를 가진 증인은 신빙성이 없음을 이용하기 위해 지우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지우와 친해지기란 쉽지 않았고 갖은 노력 끝에 목격자인 지우에게서 사건 당일의 진실을 듣게 된다. 결국 순호는 변호사의 의무를 과감히 버리고 인간의 양심을 택하고 만다.

출처 : 통일뉴스
출처 : 통일뉴스

 작품의 표현력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의 캐스팅은 중요한 요소이다. 본인의 신념이 강한 변호사 순호 역을 맡은 정우성 배우는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카리스마로 순호를 표현하였고, 아역 생활부터 경력을 쌓아 온 김향기 배우는 깊은 연기력으로 스크린 내에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을 이질감 없이 녹여내어 영화의 몰입감을 더 했다. 
 <증인>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점은 뚜렷하다. 자폐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고정관념에 대해 되돌아보는 것이다. 영화 속 장면 중 재판에서 변호사 순호는 지우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함을 변론하던 중 감정이 격해져 '정신병'이라는 단어를 면전에 사용하게 된다. 이와 같은 순호의 발언은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잠재된 편견과 인식을 은연중에 드러낸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자폐성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ASD)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장애가 있어 대인관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으며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발달 장애를 말한다.

출처 : 롯데엔터테인먼트
출처 : 롯데엔터테인먼트

 <증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폐를 가진 사람과 자폐를 가지지 않은 사람(비장애인)의 소통 방법을 다룬 점이다. 자폐아가 바라보는 세상을 영화 내에서 그들의 시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이해도를 높이려 했다는 점이다. 소리에 민감하고 숫자나 기억력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자폐아의 특성을 영화 속에서는 사건을 해결하는 지우의 핵심 증언으로 작용했다. 이는 인간은 존재 자체로의 필요성과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뤄진 사건이나 재판의 흐름은 많이 다루어진 소재이기에 다소 뻔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영화의 무게감이 느껴지고 그 이상의 것을 얻게 되는 영화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포용, 진실한 소통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실을 목격한 증인에게도 자격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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