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Factfulness), 우리 말로 하면 '사실 충실성'이라는 의미로 사실에 근거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와 관점을 뜻한다.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오해하고 있거나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느낀 저자가 구체화해 제시한 개념이다. 저자는 수십 년간 부, 인구 증가, 출생과 사망, 교육, 건강, 성별, 폭력, 에너지, 환경과 같은 주제로 통계를 바탕으로 한 사실을 묻는 13가지의 문제를 수천 명에게 제시했다. 예시로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의 변화를 묻는 문제에서는 평균 정답률이 7%로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꼴로 나타났다. 세 가지 답안 중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무작위로 골라도 정답률이 33%에 달한다. 저자는 이를 침팬지가 바나나를 고르는 것에 비유했다. 즉 인간의 주관에 따른 편향성이 침팬지보다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낮은 정답률을 두고 사람들이 부정적인,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며 이는 인간의 진화 과정을 거친 본능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바꾸기가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다. 본능이 분명 인간의 생존에 유용했음은 틀림없지만, 세상이 변했고 변한 세상을 그런 본능에 속지 않고 좀 더 직관적으로 보기 위해 이를 조절하여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본문에서는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으로의 오해를 부르는 10가지 본능(간극, 부정, 직선, 공포, 크기, 일반화, 운명, 단일 관점, 비난, 다급함)에 대한 사회학과 통계학에 기초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

 

출처: 예스24
출처: 예스24

 먼저 저자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라 하는 이분법적 분류를 비판하며 각 나라의 소득수준에 따라 네 단계로 분류한 '네 단계 명명법'을 제시하고 있다. 소득수준이 2달러 이하일 시 1단계, 8달러 이하 시 2단계, 32달러 이하는 3단계, 그 이상은 4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절대다수는 저소득 국가( 1단계)도 고소득 국가( 4단계)도 아닌 중간 소득 국가(2, 3단계)에 산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라는 이분법하에 인류의 75%가 사는 '간극'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현실은 이렇듯 극과 극으로 갈려 있지 않다. 이러한 간극 본능을 억제하려면 수의 전체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는 '주목 필터'라는 것이 있다. 어떤 정보를 받아들일 때 극적으로 들리는 정보만 흡수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과부하가 오지 않게 도와주는 요소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정보를 극단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공포 본능이라는 것이 생존에 필수 불가결했겠지만, 현대에 들어 안전한 삶을 영위하게 되며 그 중요도가 떨어진 본능이다. 우리는 이러한 주목 필터나 공포 본능 때문에 세상이 흉흉하다 느끼며 어떤 한 사건에 대한 위험성을 과대평가하곤 한다. 공포 본능을 억제하고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려면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소개한 본능 외에도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여러 본능과 통계를 곁들인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러한 본능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을 보는 것, 그것이 사실 충실성이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팩트풀니스>를 보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시각을 함양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너무나 방대하고 빠르게 흐르는 정보의 흐름 속에 우리의 본능을 자극하고 인지를 교란시키는 내용을 걸러낼 수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구한 일들과 그런 일들만 보도하는 언론으로부터 우리가 부정적 영향을 받는 걸 막아준다. <팩트풀니스>에선 나날이 세상이 안 좋아지고 있을 거라는 우리의 착각을 뒤집고 세상이 점차 나아지고 있음을 통계학적으로 증명한 놀라운 통찰을 발견할 수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앞으로 대면할 위기나 기회에 대처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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