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 말은 “현재의 순간을 즐겨라”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이 말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소설의 주제를 관통하는 말이며 이 소설의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이다.

중앙일보

 미국의 입시 명문 고등학교 웰튼 아카데미의 모든 학생들과 선생들은 오직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고 진학시키기 위해 아이비리그만을 바라보며 노력한다. 현재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도 말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엄격한 규칙 속에서 오직 공부만을 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 학교의 몇몇 학생들은 자신들이 왜 아이비리그에 진학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엄격한 규칙 속에서 자신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고 공부만 하여야 하는가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회의감을 느낄 뿐 아무런 반항도 도전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 이어지던 중 웰튼 아카데미에는 ‘존 키팅’이라는 영어 선생님이 부임하게 된다. 존 키팅은 이전까지 웰튼 아카데미에 있던 선생님들과는 달랐다. 교과서에 있던 시의 구절을 평가하던 중 마음에 들지 않자 학생들에게 그 페이지를 찢어버리라고 지시하고 운동장으로 나가 시를 읊으며 공을 차라고 하는 등 웰튼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이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전혀 다른 수업을 진행하고 다른 사고방식을 보였다. 존 키팅은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과 그 뜻을 알려주며 그 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했다.

 학생들은 이런 존 키팅에게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그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존 키팅이 자신들에게 전하려는 카르페 디엠 정신을 깨닫게 되었고 그를 점차 따르게 되었다.

 존 키팅 또한 웰튼 아카데미의 졸업생이었는데 과거 그가 재학생이던 시절 그는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조직을 결성했었다. 그 조직은 시에 대해 연구하는 조직처럼 보였으나 웰튼 아카데미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일탈을 즐기던 집단이었다. 존 키팅은 자신이 선생님으로 부임하게 되자 이 조직을 부활시켰고 그 조직에는 부모님의 압박으로 강제로 웰튼 아카데미로 전학 오게 된 소심한 성격의 토드 앤더슨, 항상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연극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는 닐 페리, 자신이 반한 여자와의 연애를 성공시키고 싶은 녹스 등이 들어가게 되었다.

 이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들어가 평소 본인들이 꿈꾸던 일탈을 즐기며 카르페 디엠 정신을 만끽하던 중, 어떤 사건을 계기로 비밀조직이던 죽은 시인의 사회가 웰튼 아카데미의 교장을 비롯한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게다가 아버지의 반대로 인해 연극을 하지 못하고 있던 닐 페리가 아버지 몰래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연극에서 요정 ‘퍽’ 역할을 맡아 연극을 하게 된다. 닐 페리는 멋지게 연극을 마무리하였고 선생님과 그의 친구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 연극을 닐 페리의 아버지가 보러 오게 되었고 연극이 끝나자마자 그는 아버지에게 끌려가 꾸중을 들으며 아버지는 그를 유년 사관학교로 전학시킬 것이라고 통보하게 된다. 닐 페리에게 있어 연극은 자신의 모든 것이자 유일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었다. 결국 닐 페리는 아버지를 설득시키지 못하고 그날 밤 자신이 연극에서 썼던 관을 쓰고 권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닐의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려 하였고 평소 존 키팅을 달가워하지 않던 교장 역시 존 키팅을 희생양으로 내몰기 위해 학생들을 협박하게 된다. 결국 존 키팅은 학교에서 해고되었고 학생들은 이런 존 키팅을 위해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고 외치며 책상 위에 올라가 그를 향한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며 지금껏 보여준 적 없던 학생들의 자유의지를 보여준다.

아시아투데이

 이 소설은 비록 외국의 소설이지만 한국 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강하게 꼬집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한국 학부모들과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고 그들에게 은연중에 압박을 준다. 또한 학생들은 이런 압박에 못 이겨 자신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지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만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한국 사회는 소설 속 웰튼 아카데미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좋은 대학이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업률이 좋은 대학 혹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이름값이 있는 대학 등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들이 ‘정말 좋은 대학이 맞을까? 좋은 대학이 있기는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마다 좋은 대학의 기준이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학생들은 저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에 맞는 대학이 바로 좋은 대학이 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든다.

 너무 현재의 상황만을 즐기는 것도 좋지 않겠지만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카르페 디엠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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