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민혁명부터 현재 민주주의의 발전까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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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Les Misérables’, 즉 한국말로 레 미제라블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일반적으로 간략하게 편집된 편집본으로만 많이 읽히기 때문에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원작의 분량은 무지막지하게 많다. 역사상 가장 긴 소설 중 하나라고 한다. 장발장이 주인공인 만큼 그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그렇지만 그 외 거의 모든 등장인물의 자세한 내력, 성품, 환경 등을 몇 십 페이지를 할애하며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1830년대를 전후로 하여 살아가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낙인이 찍힌 탈옥수, 학대 당한 아이, 처절하게 사회 밑바닥 끝까지 몰락한 직공, 나폴레옹 지지자라는 이유로 가족에게 의절 당한 청년, 사기꾼 부모 때문에 콩가루가 된 가족, 세상을 바꾸려는 젊은이들, 그리고 엄벌주의에 집착하지만 결함을 가진 사회에 굴복한 경찰 등 프랑스의 많은 불쌍하고 비참한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함께 다루고 있다.

 

 레 미제라블에는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중 주요인물들만 살펴보겠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징역살이를 한 인물 장발장, 장발장을 쫓는 경관 자베르, 코제트의 어머니인 팡틴, 팡틴의 딸이자 장발장을 아버지처럼 따르는 인물인 코제트, 코제트와 사랑에 빠진 청년 마리우스, 장발장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미리엘 주교가 나온다.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 빵을 훔치다 잡혀 그 죄로 19년의 옥살이를 했던 장발장은 드디어 가석방이 되었다. 하지만 그 규율을 어기고 이름을 마델린으로 바꾸고 숨는다. 그리고 그는 공장 주인과 시장으로 성공한다. 하지만 자베르의 기억으로 그가 장발장인 것을 눈치채고 장발장을 쫓아오게 된다. 왜 이름을 바꾸고 공장 주인과 시장으로 성공할 수 있었냐고 하면 이 사건이 있었다. 가석방 규율을 어기고 도망치던 중 미리엘 주교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는데 장발장은 주교의 집에 있던 은식기를 들고 달아나다 붙잡힌다. 주교는 경찰에게 붙잡힌 장발장에서 은촛대는 왜 안 들고 갔냐면서 장발장을 구해준다. 이때 장발장은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새 삶을 사는 장발장은 흑옥 제조 공정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빈민들을 위해 쓰면서 시장에 되기에 이른다.

 한편, 팡친이라는 여자가 여인숙을 운영하는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자신의 딸인 코제트를 맡기고 마들렌, 즉 장발장이 운영하는 공장의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그런데 그 직장의 여 감독이 팡틴을 해고해버리고 이 사실을 장발장은 전혀 알지 못한다. 팡틴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남자와 시비가 붙게 되어 위기에 빠지는데 장발장이 나타나 팡틴을 도와준다. 팡틴의 사정을 알게 된 장발장은 그녀의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하며 코제트 또한 찾아 데리고 오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마들렌을 장발장이라 의심하고 있던 자베르 경관이 다른 죄 없는 인물이 장발장 대신 장발장으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장발장은 고뇌 끝에 재판정에서 자신이 장발장임을 고백한다. 그 과정에서 팡틴은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하며 숨을 거두게 된다. 장발장은 수병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빠지게 되는데, 극적으로 살아나 파란만장한 인생길을 걷게 된다. 장발장은 테나르디에 부부의 여인숙에 가 코제트를 만나게 되고, 무거운 물통을 들고 있던 코제트의 물통을 들어주며 처음 만난다. 장발장은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거액의 금액을 주고 코제트를 데려간다. 이후 장발장은 자신이 과거에 도움을 준 일이 있는 할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수녀원에서 살게 된다. 장발장은 그곳에서 정원사로 코제트는 수녀원 기숙생으로 살아가게 된다.

 작품 중반주쯤 가면 마리우스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마리우스는 공원을 산책하다 장발장과 함께 있던 코제트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장발장은 종드레트라는 사람이 사는 집을 방문하게 되고 자선 활동을 하는데 사실 그 들은 테나르디에였고 장발장이 코제트를 데려가는 명목으로 코제트를 돌봐주며 받아왔던 돈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 들 때문에 위기에 처하게 된 장발장은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한다. 이후 프랑스 6월 봉기 사건 현장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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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 깊게 보았던 장면은 장발장이 자베르이 목숨을 구해주는 장면이다. 자신을 체포하려던 경관을 놓아주는 것은 언젠가 자신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동을 한 장발장이 놀라웠다. 장발장과 자베르의 수년에 걸친 추격전도 이 작품의 묘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뮤지컬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접할 수 있는 레미제라블 이야기를 책으로 완독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분량이 많고 책을 오랜만에 읽으니 힘이 들었지만 극적인 사건 전개가 많아서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장발장이 한 말 중 “언제까지나 사랑하거라. 이 세상에서 서로 사랑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라는 말이 매우 인상 깊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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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이 된 프랑스 혁명이 근대에 일어난 어느 시민혁명보다도 인류 역사에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는 이유는 그 어떠한 혁명보다도 자유, 평등이라는 민주적 가치를 가장 근본적으로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혁명은 근대 민주주의가 비로소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프랑스는 10년이라는 짧은 혁명 기간 동안에 무수한 체제 변화를 겪었다. 절대왕정이 입헌군주제로 바뀌고 다시 공화정으로 바뀌었다. 공화정 안에서도 처음에는 비교적 온건한 자유주의의 특징을 보이다가 급진적인 인민민주주의로 탈바꿈하고 다시 부르주아지 주도의 공화정이 들어섰는가 하면, 그 속에서 공산주의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다가 끝내는 쿠데타로 제정이 등장하는 엄청난 격변의 과정을 거쳤다. 프랑스혁명은 자유주의 혁명의 가장 철저한 수준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일정하게는 그것을 훨씬 뛰어넘어서 발전해 나갔다. 이것은 프랑스혁명의 3대 이념이라고 불리는‘자유, 평등, 우애’라는 슬로건에서도 나타나듯이 프랑스혁명은 경제적 개인주의에 주로 편중되어 있던 종래의 자유 이념을 평등, 우애의 이념과 결합시켜 훨씬 급진적인 민주주의 이념을 만들어 내었다.

 프랑스혁명은 자유와 평등의 이상을 인민주권에 입각한 근대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정치적으로 발전시켜 나갔고 전 유럽에 그 이상을 전파시켰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여기서부터 진정한 의미의 근대 유럽이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민주주의 관련 문헌을 보면서 고민하게 된 것이 “피를 보지 않고 민주주의가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는 없었을까”이다. 군주주의 당시 독재자들이 좀 더 생각이 열려 있었다면,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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