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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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 현대사에는 '살아가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의 신념과 취향, 개성과 욕망을 짐작할  수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책뿐만 아니라 우리가 접하기 쉬운 다른 사이트의 글 중에서  비속어를 사용할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 등을 알 수 있다는 글도 있었다. 예를 들어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비하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약간 다를 수 있으나, 두 글 모두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 생각들은 행동과 말투에서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살아가는 방식은 신념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생활을 설계하는 취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요즘 사회에서 가장 사회에서 화두 되는 문제로, 성별 문제를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곳도 타협을 하려 하지 않기에 가장 심화의 단계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옛날, 성 평등 이슈를 노동문제나 농민 문제와 동열에 놓인 여성문제로 취급했다고 서술했다. 그 인식이 바뀐 게 1980년, 그리고 1997년에 창간한 잡지에서 여성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남성이 지배하는 제도와 관습과 문화를 비판한 것에 눈이 번쩍 떠지는 느낌을 주었다고 했다. 2016년에서야 여성으로 살면서 겪은 고통에 비춰 공포와 분노를 일으켰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으나, 사회는 변하고 있었다. 과연, 내가 이 시기의 남성이었다면 저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여성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남성이 지배하는 제도와 관습과 문화를 비판할 수 있었을까? 만약 누가 그렇게 할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아니오'였다. 책의 출판된 21년은 당시에도 이 이슈가 사회적 전반에 걸쳐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어디선가는 이와 관련한 문제로 싸우고 있을 지도 모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분란을 좋아하지 않는다. 의견을 나누는 것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심지어 그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갈등에 관한 것이라면 침묵을 유지하기를 선택했을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는 말을 해야, 어디선가는 싸워야 해결되는 문제인 건 확실했다. 그렇다면 분란을 좋아하지 않는 걸 떠나 다시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가 확실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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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직까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제 여성을 남자와 똑같이 존엄한 존재로 인정하지 않는 법률, 제도, 관습, 문화는 누구도 내놓고 옹호하지 못한다. 비하하는 말을 하면 공적 영역에서 추방당할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하지만 자행되던 일들이 하지 않아야 할 일이 되어 가고 있었다. 세상은 손바닥 뒤집 듯 바뀌지 않았다. 작더라도 변화를 하고 있었다.

책에는  '인간이 불완전한 상태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 유익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는 불완전한 상태이고, 완전해지기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다른 의견이 존재해야 하지만, 그 의견이 혐오가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사는 결국 역사 중 일부이고,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있다고 느낀다. 개인적으로 이 상황은 흑인 노예 문제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도 존엄한 인간이고, 그 사상은 노예제 폐지로 결실을 맺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입되는 인물만 바뀌고, 과거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게 아닌지 다시금 생각을 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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