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서먹한 나라. 바로 중국이다. 한반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두 나라 중 하나. 가까운 만큼 친하지만 싸울 일도 많다. ‘착한 중국 나쁜 차이나’의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예 모르는 사람을 좋아하거나, 멀리 있는 사람과 다툴 일은 드물다. 문제도 생기고 갈등도 일어나게 되는 이유는 좋든 싫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웃이라서다.’ 역사가 말해주듯 중국은 우리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 늘 개입했다. 고조선, 신라, 고려, 조선, 한국전쟁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중국과 떼어 놓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없다. 한국은 계속해서 중국과 사이가 좋은 시기, 좋지 않은 시기를 반복하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만약 우리가 사이가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이해하기를 그친다면, 중요한 때 중국의 전략에 대응하지 못하고 휩쓸릴 수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 중국은 우리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개입할 것이다. 중국이라는 나라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것은 이러한 대응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출처] 교보문고
[출처] 교보문고

 지금의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중국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중국 근현대사는 베이징 함락부터 시작된다. 무려 8개국의 연합국이 베이징에 들어왔다. 서양 제국주의는 왜 베이징에 쳐들어 왔을까? 당시 중국에서는 ‘부청멸양’, 청나라를 도와서 서양을 멸하자는 운동이 전개됐다. 서양을 멸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기독교 탄압이 있었다. 살상까지 이어진 탄압과 외국 공사관의 포위가 호시탐탐 중국을 노리던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들이닥칠 여지를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청나라는 11개국에 배상금을 제공한다는 베이징 의정서를 체결한다. 청나라가 다 갚지 못한 배상금은 자연스럽게 중화민국으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중국인들은 제국주의 열강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됐다. 중국인의 반제국주의 의식은 5.4 운동으로 드러난다. 이는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일어났다. 전쟁이 끝나고 승전국으로 강화회의에 참여한 중국은 일본에 점령한 산둥 지역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일본의 편을 들어줌으로써 산둥지역을 빼앗기게 된다. 이에 분노한 중국 청년들이 제국주의와 봉건주의의 반대, 과학과 민주 가치 실현을 위해 펼친 것이 5.4 운동이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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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의 트라우마와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 알고 가야 하는 세 가지 사건이 있다. 첫째, 난징대학살이다. 1937년 12월 13일로 중국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참혹한 사건이 벌어진 날이다. 중일전쟁은 일본의 중국 침략으로 벌어졌고 중국의 국민당 정부는 일본군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후퇴하기 시작한다. 전쟁 다섯 달 만에 수도인 난징이 함락된다. 그럼에도 국민당의 탕성즈 사령관이 난징을 포기하지 않는 전략을 펼침에 따라 60만 명의 시민과 군인은 난징에 남았고 탕성즈가 도망가 버려 그대로 많은 난징 시민들이 일본에 붙잡혀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둘째, 천안문 사건이다. 1989년 일어나 중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으로 남았다. 학생들의 시위를 적극적으로 진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서기직에서 물러난 후야오방이 세상을 떠나자 이를 애도하기 위해 수백 명의 대학생들이 천안문에 모여들어 시위를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대되었다. 중국 당국은 시위가 점점 커지자 이를 ‘반혁명 폭란’으로 규정했으며 외신 방문을 핑계로 광장을 비워달라 요청한 것이 무시당하자 계엄령을 발동해 무력으로 학생들을 진압했다. 필자가 언급한 바에 따르면 이러하다.

 

‘사건이 벌어진 지 30년도 더 지났지만 중국 당국은 여전히 천안문 광장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숨긴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천안문 사건이라는 이름조차 쓸 수 없게 하고 있다…인터넷에서는 천안문 사건, 6.4사건 같은 말은 아예 검색할 수도 없다. 이름은 물론 날짜마저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셋째, 탕산 대지진이다. 탕산시는 허베이성의 도시로 수도를 품고 있어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와 비슷하다. 탕산은 판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이곳에서 중국 사람들의 큰 트라우마가 발생했다 1976년 7월 28일 규모 7.8의 대지진이 일어났으며 무려 24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탕산 인구의 4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그해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총리, 주더 장군 등 중국 혁명의 1세대 인물과 지도자들이 사망하면서 중국에는 우울한 해로 자리 잡는다. 많은 이 들이 탕산 대지진과 마오쩌둥의 죽음을 연결해 미신으로 믿는 이유도 그러하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아간 것은 중국과 우리는 비슷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난징대학살이 우리에게는 위안부 사건과 같은 일제에 의한 피해가 되겠으며 천안문사건은 광주 5.18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하다못해 선박 사고인 다순호와 세월호 사건도 유사하다. 중국에 대해 읽고 난 뒤 제목도 다르게 보인다. ‘착한 중국’은 우리말로, 다른 나라의 개입 없이 우리가 중국을 이해할 때 갖게 될 수 있는 관점이고 ‘나쁜 차이나’는 영어로, 우리가 미국을 통해 중국을 바라볼 때 ‘나쁘다’라고 생각하도록 길러짐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중국 역사는 청나라 이후로 잘 알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근현대사를 알고 우리와 닮은 점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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