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제대로 보기 위한 가치 있는 가정들

출처 NAVER 도서
출처 NAVER 도서

 

이 책은 미국이 패권국가가 되는 과정과 그에 따른 정책들을 자세히 설명한다. 또한 지나간 역사는 되돌릴 수 없지만 여러 역사적 상황들을 가정하면서 그 상황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하고 역사의 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이 책의 제목 '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을 보고 궁금해졌다. 대개 미국이 세계 최강이라고 생각하고 만약 미국이 최강이 아니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드물었다. 이 주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고 제시된 가상 시나리오들이 실제로 일어났더라면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몇 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미국이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패권 도약의 발판이 된 제1차 세계대전 참전에 앞서, 당시 윌슨 대통령은 '세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라며 참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전쟁에 뛰어든 진짜 이유는 독일이 미국의 전쟁 물자 공급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영국으로 물자 공급을 하며 짭짤한 수익을 올리던 미국은 '장사를 계속하기 위해서' 참전했을 뿐이다. 독일이 U-보트 작전이라 불리는 공격을 함으로써 미국의 전쟁 물자 공급을 막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대신 조용히 힘을 키웠을지도 모른다. 미국이 전쟁을 벌이는 대부분의 이유와 마찬가지로 세계대전에 참전한 까닭도 숭고하지는 않았다. 

미소 냉전이 없었더라면?

두 번의 뜨거운 전쟁 후에 차가운 미소 냉전이 찾아왔다. 뜨거운 열전 못지않았던 탈냉전 후 20년. 아직도 전 세계인, 특히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지배하고 있는 이 차가운 전쟁의 진실은 무엇일까? 저자는 '적대적 공생의 원리'를 통해 냉전의 양상을 설명한다. 미국과 소련은 서로를 위협으로 간주하며 자기 진영 내에서 힘을 강화해 나갔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에 맞선 자유주의 세계의 수호'라는 미국의 주장은 여기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미국과 소련은 세력 확장을 위해 서로를 이용했을 뿐, 진정한 이념의 대결이라고 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소련의 존재가 없었더라도 미국은 자유주의 진영 내에서 그토록 강력하게 패권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을까? 이미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에, 소련은 그렇게까지 위협적이었을까?

출처 Pixaby
출처 Pixaby

 

저자는 '미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면'이라는 주장을 통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강세를 잃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의 국제 경제적 영향력의 감소와 정치적 리더십의 약화, 그리고 기타 국가들의 경쟁력 향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오랜 기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지위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같은 신흥 경제국들의 급부상으로 인해 미국의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어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미국은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긴장을 겪고 있다. 이전에는 미국이 세계 각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었지만, 현재에는 동맹국들이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더 자주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책을 읽고 나서 미국은 결코 완벽한 나라가 아니며, 그 역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고, 미국의 역사와 정책,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며 미국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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