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함과 위태로움 사이에서, 시진핑 시대 열전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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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겨레 출판사에서 2021년 6월 25일 발행되었으며, 저자는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한겨레에서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박민희 작가이다. 저자 소개에 인상 깊었던 문장이 있었는데 ‘혐중’에 반대하고,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공정한 이해와 동행을 희망한다는 말이었다. 이 문장이 <중국 딜레마>라는 책을 선정하고, 독서하게끔 이끌었다. ‘혐중’이란 중국을 혐오한다는 뜻을 지녔다. 비슷한 단어로는 ‘혐한’, ‘혐일’ 등이 존재한다.

 


   혐오라는 감정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은 아이, 노인, 어머니,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 여성, 호남지역 사람, 특정 정당의 지지자 등 다양하다. 왜 이 사람들은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우리 사회의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일베’를 예시로 들어 알아보도록 하자.
 


   일베는 일간 베스트 저장소의 줄임말로 이들의 혐오 논리 체계는 다음과 같다. 이들은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 의무는 다하지 않고, 권리만 챙긴다는 이유로 일명 ‘무임승차 혐오’를 한다. 이들의 혐오 대상이 되는 여성, 호남지역 사람, 진보 정당 지지자, 세월호 유가족 등은 떼쓰는 사람들에 불과할 뿐이며 의무를 다하지도 않으면서 과도한 특권을 요구하는 자들로 여겨진다. 게다가 일베의 눈에 보이는 이들은 본인들이 하는 것은 비판이고, 일베가 하는 행동은 혐오라는 이중잣대를 가졌다고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베가 하는 혐오는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치는 무임승차자를 벌한다는 합리화와 정당화가 이뤄지고, 단식투쟁 앞에서 하는 ‘폭식 투쟁’이나 세월호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선을 넘는 억지스러운 행동들을 거리낌 없이 행하게 된다.

 


   ‘사회 전체에 해가 되는 사람들을 징벌’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무는 지키지 않고, 권리만 챙기려 하는 사람’들을 혐오하는 것이 과연 일베만 그럴까? 이는 이미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감정이다. 게다가 이 감정은 인간 본연의 도덕 감정과 정의감에 기반한 분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폭넓은 공감대를 얻게 된다. 그렇다면 ‘중혐’은 이러한 감정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벌어지는 중국에 대한 각종 혐오 또한 합리화되는 부분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이 궁금증을 갖고 <중국 딜레마>를 읽어 내려갔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3부 중화의 꿈 아래에서’ 부분이었다. 3부의 이야기는  다섯 갈래로 나누어져 서술되어 있었는데 홍콩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책에서 말하길 홍콩인들은 오랫동안 개인주의가 심하고, 본인 챙기기 바빠 정치에 무관심한 종자들로 여겨졌다고 한다. 왜냐하면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이던 시절부터 친영 세력들과 자본가들의 주관으로 여겨졌으며, 홍콩이 중국에 돌아간 뒤에도 특권층만이 정치권력과 부를 얻는 구조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의 원하는 바를 표현할 길도 없었다. 그런데도 홍콩에서는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이 꾸준하게 지속되어 왔다는 점이 놀랍게 느껴졌다. 공산당에 대한 트라우마가 깊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흐름은 계속되었다. 그 예시로 조슈아 웡을 주축으로 벌어졌던 ‘우산 혁명’을 들 수 있다.

 

 

@어도비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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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생각하면 2019년에 있었던 민주화 시위가 생각난다. 그때 당시에는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인해 시위가 시작되었는지 몰랐다. 검색을 통해 어떠한 법에 저항하기 위해 시위가 시작되었다는 것과 각종 SNS와 뉴스로부터 홍콩의 민주화 물결이 뻗어나갔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SNS, 미디어의 순기능인 이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와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쓰였던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가 울려 퍼졌다는 뉴스는 그들의 간절함이 어떤 마음인지 짐작 가게 했다. 그리고 그들을 응원하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탄압받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시위가 전 세계로 흘러 퍼지고, 여러 나라들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큰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부분처럼 미디어가 국제사회를 이어주는 하나의 그물망 같은 역할을 했던 부분에 관해서 더욱 많은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2019년에 벌어진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또 있다. 직접적으로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이 있기보다는 그들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집단의 프로젝트를 보고 감명받았던 기억이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물품은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의 사진들로 이루어진 잡지 혹은 엽서북이었던 것 같다. 구매하면 수익이 홍콩 민주화 시위에 보태지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홍콩 시민과 연결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즉, 엽서북을 사게 되면 제일 뒷면에 있는 QR코드로 홍콩 시민 1명과 대화할 수 있는 코드를 받게 되고 온라인 공간에서 교류할 수 있게 되는 프로젝트였다. 당시에는 해당 프로젝트를 보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 고민하고 치웠지만, 이제는 내가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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