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국제정치를 통찰하고 예견할 것인가?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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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키디데스', 들어본 적 있는가?  만약 들어본 적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면,  로버트 D. 카플란의 ‘21세기 국제정치와 투키디데스’라는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인 로버트 D. 카플란은 해외 특파원으로 유럽과 발칸반도, 중동 지역에서 25년간 활동했으며, 그는 홉스가 말하는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투쟁하는 세계에서 정치적 분쟁을 직접 겪어왔다. 그렇게 질서가 무너진 세계에서 그는 지독한 현실주의자가 되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미국의 지도자가 어떠한 방법으로 국제정치를 예견하고 무질서의 세계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나가야 하는지 고대의 역사를 통해 답을 찾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의 제목에 포함된 '투키디데스'는 그리스의 역사가이다. 투키디데스는 국제 관계를 권력과 이기심이 지배한다고 보았지만, 무분별한 힘의 사용은 파멸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투키디데스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강국이 기존의 세력균형을 흔들고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무력 충돌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후세 역사학자들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이름 붙였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인류 역사를 주목해서 본다면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역사학자는 신흥 강국이 패권국에 도전하는 사례는 15번이 있었으며, 그중 11개가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저자는 20세기의 악몽은 포퓰리즘 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포퓰리즘을 딱 어떤 것이라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는 대중의 의견을 중시하고 대변하고자 하는 정치 활동이다. 즉, 대중의 의견을 대변하는 등 대중을 중시하는 정치사상이자 활동이다. 포퓰리스트들의 분노는 사회적, 경제적 긴장에 의해 촉발되지만, 지구가 점점 도시화되는 데에 따른 인구 증가와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확대되기도 했으며 앞으로 전 지구적 자본주의는 이런 위험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했다. 그로 인해 지역 전통은 말살당할 것이며 소득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책은 “정보의 확산이 꼭 사회의 안정을 가져올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의 나는 단순하게 정보의 확산이 이루어지더라도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여전히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은 정보를 접할 수 없고, 정보의 격차가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사회의 안정을 가져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더 나아가 앞으로의 정보 확산은 새로운 사회적 충격이 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일치할 수 없는 복잡한 이슈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수단이 될 것이고 새로운 분열을 가지고 오게 될 것이라고 사고를 확장하여 말했다. 또한, 지금의 세계가 '현대'나 '탈현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현대라는 용어를 부정적으로 본다. 진보를 축복하며 과거를 부정하고 경시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은 '고대'의 연속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정치 지도자들이 역사에서 여러 문제의 해법을 찾길 제안한다.

 

 언론은 더 이상 제4의 권력이 아니며 언론 없이는 모든 권력이 정직하고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가 없다는 것이 저자의 또 다른 주장이다. 언론이 스스로 세계적이고 독립적인 세력이 되어가고 있으며 언론은 정책에 엄청나게 영향을 미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기에 언론의 힘은 변덕스럽고 위험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해 날이 갈수록 언론의 정직성과 정의로움의 중요도가 커져 가지만 정치적으로 큰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언론이 정부에 정책을 지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치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개입이 국가적인 위협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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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반복되며 어떤 국가는 영광을 누리고 어떤 국가는 실패를 반복한다. 국가의 운명은 주어진 조건과 선택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도자가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국가는 실패할 것이고 반면에 현명한 선택을 하면 국가는 성공할 것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충돌하고 러시아와 일본이 그 틈을 박차고 나오기 시작한다. 또한, 북한은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을 위협한다. 미국을 자유 진영의 수호자로 볼 때가 아니다.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와 이익, 세력 확장에 충실한 전통적인 패권국이다. 국제정치가 변하는 만큼 한국도 냉정하게 무엇을 취하고 버려야 할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21세기 국제정치와 투키디데스’는 역사를 통해 현실적으로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을 가진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내리면서 본인이 국제정치를 어떻게 바라봐왔는지 성찰하게 되고 국제정치를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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