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를 의심해야 세계가 보인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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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경험했던, 경험하는, 경험할 여러 현상들에 질문한다. 그러나,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면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그래서 겪을 수밖에 없는 난관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최근 프랑스의 국제정치학자인 '파스칼 보니파스'가 쓴 책인 「세계의 진실을 가리는 50가지 고정관념」을 읽었다. 책의 표지부터 색안경을 끼고 있는 지구 그림과 “국제뉴스를 의심해야 세계가 보인다”라고 적힌 빨간 글씨들이 흥미를 유발한다. 이 책은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 알고 있는 세계 이슈 50가지에 대한 고정관념과 통념을 소개하고 그 뒤에 숨어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저자는 고정관념과 통념을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빠져 있는 ‘확신의 함정’이라고 칭했다. 함정에 빠져 있지만, 함정에 빠진 사람들은 빠져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 부분을 읽고 “나는 과연 확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국제뉴스를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답은 “아니다”였다. 그래서 이 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더 자세히 곱씹게 되었던 것 같다. 방금 한 질문에서 나와 같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나왔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날이 거듭할수록 나라와 나라는 분명 더 가까워지고 있으며 먼 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실시간으로 많은 미디어에서 접할 수 있다. 그만큼 국제뉴스가 우리 삶에 주는 영향도 커지고 중요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주로 강대국의 전문가들, 미디어에 의해 생산되어 쏟아지는 국제뉴스를 접하고 있다. 국제문제와 관계를 쉽게 이해하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철저히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엮인 공정하지 않고 편견적인 관점이 가득한 국제뉴스를 무작정 받아들이고 있었음에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저자가 비판한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며 복잡한 모든 문제를 마음이 편하기 위해 단순화 시키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책의 첫 주제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저지르는 오류인 책에 쓰여있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나도 그런 정보를 어디서 봤냐는 질문에 “책에서 봤어요!”라고 대답하며 책에 적힌 정보는 모두 진실이라고 믿었을 때가 있었다. 모든 책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신선함을 느꼈고 이 책의 객관성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다음은, UN의 역할에 대한 주제였다. UN은 전쟁을 막는 데 무능하며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으로 인해 민주주의나 인권 향상을 위한 노력을 방해한다. 이것이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통해 세계에 전해진 UN의 정보들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UN의 거부권은 강대국들이 집단체제에 속하기 위한 조건일 뿐,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같은 민감한 주제들에 관해서는 합일점에 도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UN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WHO, UNHCR 등 UN 산하 전문기관의 전반적인 활동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 그동안 너무 단편적인 시선을 가진 채로 살아오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여러 SNS와 같은 곳에서 매스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내비치는 글들을 본 적이 있다. 불특정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많은 사회 정보가 전해지는 것이 매스미디어이며 그 미디어가 자신들에게 적합한 정보를 선택하여 대중에게 간접적으로 노출하며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없는 독재국가들에서는 사람들이 공식 미디어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틀림없는 사실이어도 읽고 보고 듣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미디어가 여론 형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인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지만, 우리에게 전해지는 정보의 질에 대해서 조심하고 자세히 지켜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국제관계와 같이 민감한 문제들을 전문가들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전할 수 있을까? 나도 많이 고민해왔으며 지금도 그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명쾌하게 당연히 그럴 수 없다고 말하였다. 전문적인 것이 중립적인 것이 같은 단어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짚어주고 아무리 전문가여도 개인의 경험, 환경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라크전 발발 직전 전문가들이 한 거짓 주장을 언급하며 국제뉴스에 가담하는 거짓 전문가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를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편해지는 진실이 담긴 책이었다. 분명 책의 짜임새나 주제, 문체가 읽기 쉽게 되어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불편함이 커졌다. 직접 보고 듣지 못하는 국제문제에 관한 정보를 거의 미국에 의존하는 우리의 문제를 지적하는 책인 것 같았다. 대한민국 언론을 분석한 한 논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우리나라는 특파원, 전문인들이 소개하는 국제 이슈들에 대해서 강대국인 미국에 비해서는 많은 제한과 어려움이 있다. 저자는 서구 중심인 국제뉴스에 대해 강하게 지적한다. 또한, 우리도 모르게 생긴 편견과 통념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게 왜 잘못된 것인지 깨닫게 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뉴스. 또, 그것을 재생산하여 똑같이 복사하여 붙여넣기 하는 한국 언론과 비판력 없이 무작정 받아들이고 통념을 자신의 지식이라고 여기는 우리까지. 어떻게 해야 국제뉴스를 더욱 의심하고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국제뉴스에 대한 문제는 매년 언급되고 있지만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왜 생기지 않고 있는 걸까? 우리는 앞으로 더 잘 살아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며 국제문제와 관계를 다룬 국제뉴스를 바라보는 눈에 균형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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