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 국제정치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들의 본질을 되짚어보고 한국의 외교정책은 변화해야 하는 것인지, 변화의 필요성이 있다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것인지를 검토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구소련을 공산권이 몰락하면서 냉전 질서가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후로, 국제정치는 변화의 지향점들이 신 국제질서를 형성한다고 보는 것과 이 변화들이 신 국제 무질서를 형성한다고 보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졌다. 신 국제질서는 냉전질서에 힘을 불어넣은 미국을 평가하고 앞으로 미국이 국제정치에 관해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신 국제 무질서는 미국의 상대적 쇠퇴를 설득하고 강제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주는 ‘방해’가 사라진 상황에서 미국의 역할이 줄어들고 시장 경제질서의 세계적인 확산과 지역주의의 진전은 패권국에 대한 역할에 부담을 주는 것을 강조한다. 여기서 한국은 한반도 분단이 냉전의 가장 대표적인 산물이라는 점, 한국의 경제 성장과 국제정치의 위상도 냉전 구조적 속성과 많은 부분이 이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국제 환경 상황의 변화가 한국에 미치는 중요성은 새로운 시대의 외교정책 전략 검토의 필요성을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변화는 아주 빠르고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어떠한 식으로 변화할지는 예측할 수가 없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나는 냉전 체계의 붕괴, 정보통신 분야의 과학기술 발달이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힘과 무력이 세계를 지배하던 과거의 질서에서 이제는 경제와 무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었다. 정보통신의 분야의 급진적 발달로 단순히 ‘편리한 생활을 이어간다’로 의미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생산방식, 교육 방법 등 전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기 제거인 네트워크가 형성이 되어 이를 사회 체계로 더 나아가서는 일방적 소통에서 쌍방향 의사소통 구조로 변화하고 중시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보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된 현대는 이제 정보화 시대라고 부르는 것도 과언은 아니다. 더 나아가서 국제정치에서 경제질서의 정보의 힘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는 이유는 어느 시대에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와 그 정보를 필요하는 자는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보의 유통에 있었다. 정보의 유통을 막았던 장애 요인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정보 유통 수단이 미비했다는 점과 정보를 지닌 자의 유통 불가 의지가 있었다. 현재는 정보 소통 통로가 확장되고 있으며 이용하는 자의 증대가 국가 간의 관계를 파괴하거나 대체할 힘을 가지고 있는지, 기존의 국가 관계를 오히려 강화하는 것으로 작용되는지가 주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보화 혁명이 국제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국제정치에서는 군사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군사적 정보의 영향은 무기, 지휘 통제의 전략 등의 전쟁수단과 전쟁 전개 과정을 완전히 새롭게 구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전쟁 상대에 대한 정보 수집, 처리 등의 능력이 수행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경제는 보다 급속한 정보혁명의 역할을 하면서 정보 혁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보화에 따라 정치 및 경제 부분의 무게 중심의 이동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는 어떠한 대응과제와 정책제안을 주장하고 있을까? 새로운 한국 외교정책이 지니는 과제는 한반도 내에서 통일을 이루고, 국제무대라는 곳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다. 한국 외교의 과제는 단기적으로 탈냉전의 다양한 요소들이 교차하는 것을 통일로서 극복하는 것이고, 중. 장기적으로는 이것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제질서의 형성한 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단기적 과제로는 냉전의 잔재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위험요소인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통일을 유도하여 지역주의화와 시장경제의 세계적 확산에 대응하는 과제를 처리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현재 국제기구(무역 기구, 정치기구)에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중기적인 과제의 핵심은 단기적 과제의 목표 달성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의 새로운 자리매김과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서,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역할을 하기 위한 준비로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국내와 국제역량의 결집, 외교 제도와 통상부 분 개편을 주장하였다. 국내 역량의 결집은 적절한 예산 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였고, 국제역량의 결집은 교민 정책의 강화와 한국 이미지 홍보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장기적 과제로는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고 새로운 질서 형성에 능동적인 참여를 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벅찬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거의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유일한 국가이고, 우리의 발전 경험을 필요로 하는 나라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경험과 자원을 나눠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앞으로 세계가 규범에 의해 움직이는 비중이 커진다면 이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우리의 이익을 끌어오고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국제규범에 참여하여 우리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지만 우리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주도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능력과 경험을 잘 갖춘 인재를 배출하기 위한 외교적이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