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넷플릭스의 드라마 블랙미러의 한 에피소드.

상대에게 별점을 매기는 평가 앱이 인류를 지배한 세상.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른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별점을 매기고, 서로를 이 앱에 뜨는 점수로 상대를 평가하며, 사소한 실수 하나만으로도, 근거도 없는 소문만으로도 올랐다 내렸다 하는 점수가 모든 것을 지배한 이 세상.

그러나, 이 점수가 인생이 뒤바뀔 정도로 엄청나게 큰 혜택과 불이익을 가져다준다.

 

아트인사이트

 

우리가 이 세상을 한 번 살아간다고 생각해 보자.

평가 앱으로 남들이 매긴 점수만으로 인생이 뒤바뀐다면 정신이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점수 하나 잘 받기 위해 내 본 모습을 숨기고 남들 비위나 맞추며 살다가 그렇게 죽어가든가, 사소한 실수 하나로 깎이는 평점으로 잠도 잘 오지 않아 생활도 제대로 되지 않고, 그렇게 인생이 망가져 갈 것 아닌가?

 

그러면 이 영화에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어도 위 설명만으로도 우린 알 수 있다. 이 세상을 병들게 만든 평가 앱만 없어지면 눈치를 보고 비굴해지면서 살아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평가 앱 하나에 얽매이고 괴로워하는 주인공이 멍청하기까지 느껴진다. 영화를 진행하던 중 평가 앱을 삭제하자 너무나 행복하다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앱의 평가를 위해 계속해서 비굴해진다. 그리고, 현실의 우리들 모습 또한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익스트림 무비
익스트림 무비

 

우리의 머릿속에는 이와 같은 평가 앱이 들어가 있다. 주위 사람들을 보며, 평가하고, 순위를 매기고, 사소한 실수에 단정 짓고, 프레임을 씌우며, 인정과 존경을 받고 싶어서 사치와 허세를 부리며, 미움받지 않기 위해서 본모습을 숨기고 가식을 떤다.

 

익스트림 무비

 

그럼 다시 한번 다시 영화로 들어가서 살아본다고 생각해 보자. 앞서 말한 것과는 다르게 우리는 이 앱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나만 앱을 지운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 역시 같이 지우는 게 아니기에 해결될 일도 아니며, 만약 지운다고 하여도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받으며 노숙자 신세가 되어버릴 것이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간다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돈도 지위도 사랑도 우정도 계속 언급하였던 행복 역시도 모두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말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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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이야기를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유대계의 의사이자 심리치료사. 알프레트 아들러가 한 가지 방법론을 제시한다. 머릿속의 앱을 삭제도 하고, 나의 본모습을 숨기지도 않고, 가식을 떨지도 않으며, 남을 단정 짓고 프레임을 씌우지도 않고 높은 평점으로 잘 살아가는 단 한 가지 방법 말이다. 그 방법은 바로 남을 위해서 그냥노력하라는 것이다.

 

남에게 나쁜 평가를 하지 않으면서 친절하기까지 한다면 사람들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이 실수를 한다 하여도 나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사람들은 평가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마음 놓고 편하게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가짐은 분명 악용하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악용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몇 번 타일러 보고 그 이후에도 되지 않는다면 아주 혼쭐을 내주자. 그러면 그 사람으로 인해 평점은 깎일지언정 다시는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삶의 흐름은 아들러뿐 아니라 대부분이 철학자들이 주장했던 이야기이다. 이러한 체제를 따라가는 사람들은 높은 평점은 가지나, 분명히 미워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뭐... 어쩌라고? 모두가 가식을 떠는 사람들 중 진실한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며, 목적 없이 순수하게 타인을 위하는 사람도 나일뿐이며, 모두 가짜 행복 사이에서 진실되게 행복한 사람은 나 하나뿐인데!

 

본 영화는 앞서 말했듯 현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이다. 우리들 모두는 머릿속 평점 앱이라는 것을 가지고 남을 보며 평가를 매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흑역사에 얽매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이들 역시 그 흑역사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긴 하나, 현실의 우리 몸은 그때의 흑역사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걸 떠올리는 건 우리 머릿속에서만 벌어지는 망상일 뿐이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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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람들은 이러한 망상이나 트라우마, 평가를 하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들러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기에, 망상과 트라우마,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라고 말한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더욱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리들이 망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망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망상을 하도록 말이다.

 

네이버 도서

 

아들러의 주장과 책 미움받을 용기는 영화 추락을 관통한다. 그러나, ‘상사가 무슨 말을 하든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같은 현실과 동떨어지고 설득력 낮은 예시와 사람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듯한 말들은 억지로 생각을 쑤셔 넣는 듯한 느낌으로 깊게 생각해 보기도 전에 되려 반감을 사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이로운 효과를 가져다줄 주장과 책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말하고 싶다.

 

미움받을 용기로 급하게 변화하려, 생각을 주입시키려 할 필요 없다. 인생의 좋은 이야기니까 천천히 음미하면서 보고, 읽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 끝에 우리는 미움받을 용기. 아니, 사랑받을 용기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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