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바뀌어버린 사람들의 삶, 엔데믹 후에도 여전한 그들의 삶

코로나가 노동시장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곯아져있던 노동환경이 코로나라는 변수로 인해 드러난 것이다. 여러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한국 노동시장의 불평등함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은 코로나, 외부인, 권리, 불평등, 취약계층, 임금, 근로기준법, 지원금, 생활비, 해고이다. 이런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에 등장하는 근로자들은 보호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 속한다.

출처 : 교보문고
출처 : 교보문고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제4조(근로조건의 결정)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언제나 약자가 되어 고용인 앞에서 작아지고 만다. 이중 한 근로자는 돌봄 교사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을 열지 않았고, 분명 사교육 경감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일을 하며 필요할 때만 우리 사람이 되고 불필요할 때는 우리 학교 사람이 아닌 외부인으로 규정해버리는 이기적인 면모가 등장한다. 이는 근로자를 일회용품으로 필요할 때만 쓰고 버리는 존재로 취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해고당한 근로자들은 본인들 해고 이유를 코로나로 규정하지 않았다. 원래 해고될 노동자들을 코로나19라는 좋은 구실을 찾아서 해고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아무도 항변하지 않았다. 불만을 표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을 깨달은 것이다.

코로나라는 재난이 새로운 취약함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가장 취약한 곳에서 재난이 재생산"된 것일 뿐이다. 이 부분이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실업은 재난상황이 맞지만 여기에 나오는 근로자들은 일상이 재난의 연속이고 견딤의 연속이기에 전 세계를 강타한 재난도 재난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지속된 팬데믹 상황으로 일하는 환경의 변화로 인해 노동 계층이 4단계로 분류되었다고 말했다. 원격근무 가능 노동자, 이들은 위기를 잘 견딜 수 있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노동자 계급으로 전문 관리 기술 인력이 해당한다. 다음으로 필수적인 일을 하는 근무 노동자이다. 이들은 위기에도 꼭 필요한 계층이기에 일자리를 잃지는 않지만 자주 위험 상황에 노출된다. 의사, 간호사, 경찰, 군인, 배달원 등이 해당한다. 임금을 못 받는 노동자는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무급으로 휴직 중에 있는 제조업체, 관광업, 호텔업자들이 속한 계층이다. 이들은 정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잊힌 노동자이다. 이민자, 노숙인 시설 등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거리 두기를 할 수 없는 장소에 있기에 코로나 위험성이 가장 크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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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는 지원금을 다양한 형태로 준다고 했지만 이도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에는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프리랜서의 경우 휴업수당이나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였다. 정부가 보호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기존의 안정적인 고용형태를 보장받던 사람들에 적용되는 것이고 불안정한 고용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결국 또 배제된 것이다.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도움을 받기에 한계가 있었고 사회의 격차는 또 커졌다.  유급휴가가 없는 중소기업 직장인들과 노동 약자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출근을 하거나 연차를 쓰는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이에게 힘듦을 남긴 코로나가 엔데믹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여전했다.

코로나로 인해 정리해고를 진행한 세종호텔 앞에서 시위가 열렸다. 코로나도 끝났는데 왜 복직을 시켜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세종호텔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했지만 복직은 진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는 끝났지만 이들은 아직도 21년도에 살고 있다. 또 언제 재난이 우리에게 닥쳐올지 모른다. 하지만 평생을 재난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이 있다. 보호의 사각지대에 서있는 사람을 언제고 외면할 수 없다. 질타, 무시, 억압도 두렵지만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다. 한 번쯤은 주위의 노동환경에 관심을 가져보고 나의 노동환경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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