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자가 게임의 규칙을 만든다!’


 책 뒷면에 적힌 이 문구는 책 내용 전체를 아우른다. 책 지식 패권은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통해 어떻게 국제사회의 질서가 형성되는지에 대해 파헤친다. 1권의 부제목은 ‘보이지 않는 족쇄와 달콤한 복종’으로 우리가 무엇을 자유라고 착각하고 있는지 어떤 달콤한 조건하에 복종이 이루어졌는지 지식권력에 대한 실체를 알아보고 있다. 학과 수업 또한 책에 실린 내용 위주로 배운 만큼 수업과 가장 관련이 높은 지식 패권과 구조적 권력 중 정보 질서를 위주로 써 내려가고자 한다. 특히 책을 읽음으로써 깨닫게 된 복수 전공 선택 과정에 있던 질서의 개입도 짧게 풀어보고자 한다

 패권의 사전적 정의는 ‘타자에 대한 정치적 지배권을 가진 한 국가나 지배자를 의미한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헤게모니와 패권에 대해 짧게 보고 간 기억이 있다. 피지배층이 지배층이 제시하는 지적, 도덕적 규범과 지도력 등을 합의하고 받아들일 때 헤게모니를 얻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패권과 질서가 같이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질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출처] 교보문고
[출처] 교보문고

 

 질서의 형성을 위해서는 손익계산 과정이 따른다. 책은 이 손익계산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불신과 증오가 확산될 수 있다. 최소한 합산해서 영점이 되거나 모두가 이익을 본다고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 ‘이런 질서와 합의체는 공동체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새로 게임을 짜지 않고 질서 안에서 조율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동의된 지배가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서 인식과 동의가 바로 헤게모니 즉, 패권인 것이다. 질서 유지를 위해 반발하고, 의심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회유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해 동의를 얻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이게 우리가 아는 질서가 형성되고 작동하는 방식인 것이다. 질서가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게 하는 것. 이게 왜 아직도 우리가 지배자였던 그들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된다. 한 번이라도 식민지 통치를 당한 경험이 있다면 지배국의 방식이 효율적이고, 옳고, 결국 우리에게도 콩고물이 떨어질 거라는 기대와 사고방식이 질서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데 작용한다.

 정보 질서는 어떻게 형성될까? 그 질서 형성의 주 축은 언론이다. 언론은 세상에 대한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다. 선택과 배제, 축소와 확대라는 ‘프레임’을 통해 수용자가 의도와 일치하는 해석을 하고 동일한 여론을 형성하도록 한다. 국제 사회에서 이러한 정보 질서가 더 강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접적으로 정보를 해석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주로 정보를 전달받기 때문이다. 영미 언론을 통해 다른 국가를 접하고 그대로 해석하기 때문에 힘이 더 큰 국가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해석할 능력이 없음은 정보 생산에 있어서도 한참 밀림을 알 수 있다. 인적 자원을 기르고 특파원을 보내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접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관리하며 정보를 수집하기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에 식민지였던 그들에게는 버거울 따름이다. 이미 질서에서 우위를 선점한 국가는 상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도청, 감청, 추적을 통해 불법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프레임을 씌워 정보 질서를 형성하는 것이다.

 혹은 이러한 해석을 하는 의견 주도층이 영어권 국가에 의해 길러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식민지 지배를 통해 지배국의 지식이 더 좋은 것으로 생각하도록 길러지고 독립한 후에도 같은 사고방식으로 그 지식을 얻고자 공부하기도 여전히 지배를 놓지 않기 위해 영어권 국가에 우호적인 지식인에 대한 지원으로 엘리트들을 육성한다. 한번 우상이 된 지배국을 떨쳐내기엔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길러진 엘리트들은 정체성이 영어권 국가로 자리 잡게 되고 충성심 또한 높아 어떠한 의심도 하지 않고 그대로 그들의 의견을 전달해 주게 된다.

 책을 읽음으로써 패권이 질서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고 질서를 누가 형성하고 이끌어가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수업에서는 파워엘리트에 관한 이야기만 접할 수 있었는데 책을 읽어 봄으로써 정치 엘리트, 안보 엘리트, 경제 엘리트, 언론 엘리트 등 구체적으로 누가 있는지 어떤 사건에 개입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책 도입부에 ‘웃픈현실’ 이라는 부제로 적힌 내용은 대학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어 가고자 하는지 다시 고민해 보게 했다. 통계학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전공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저작권자 © MC (엠씨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