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최근 유명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여에 관하여 연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초기 진술에서 마약 투여 혐의에 대해 일부만 인정한 후 추가적인 혐의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DNA 감식이 이루어진 결과 소변과 모발에서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성분이 검출됐다. 작년에는 유명 작곡가인 돈스파이크가 소지한 필로폰 30g이 적발되었다. 필로폰 1회 투여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해 봤을 때 약 1000회분의 투약분인 셈이다. 해마다 연예계와 재벌가 심지어 일반인들까지 연루된 마약 스캔들 소식이 끊이지 않고 충격은 안겼던 '버닝썬' 사태 때 드러난 클럽과 유흥가에 마약이 넘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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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약과 관련된 영화, 드라마도 연일 쏟아져 나오며 금기시되던 마약이라는 소재는 이제 우리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마약김밥, 마약 베개 등 상품명에 마약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용어처럼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마약에 대한 위험 의식이 약화되고 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도 마약에 대한 인식이 가벼워진 상황에서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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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리던 한국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마약청정국(DRUG FREE COUNTRY)이란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일 때 UN의 청정국 지정 기준이다. 대검찰청장이 내놓은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6년 1만 4214명, 2017년 1만 4123명, 2018년 1만 2613명, 2019년 1만 6044명, 2020년, 2021년에 각각 1만 8050, 1만 6153명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작년인 2022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 8395명이 마약사범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즉 하루에 평균 30명꼴로 마약 범죄 전과자가 생겨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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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의 양이 점점 증가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소리 소문 없이 파고드는 마약은 어떤 경로로 들어오게 되는 것일까? 과거엔 제조자와 판매자, 투약자들이 만나서 거래를 했다면 요즘에는 비대면으로 수령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판매상은 수사망의 눈을 피하기 위해 SNS(텔레그램)이나 다크 웹과 같은 특정 프로그램으로만 접속 가능한 웹사이트를 활용해 구매자를 모으거나 국제 우편이나 특송화물로 마약을 배송받은 뒤 가상화폐로 거래를 하고 있다. 또한 배달과정에서 체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직구로 마약을 구매한 뒤 택배나 퀵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에 비해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고 구매 단가도 낮아졌지만 단속을 위한 추적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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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또한 2011년 기준 10만 원 내외였던 1회 투약분(0.03g)의 가격이 현재는 치킨 한 마리 값(2만 5천 원 ~ 3만 원 내외)으로 마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낮아진 진입장벽으로 인해 마약사범의 연령이 급격히 낮아지게 되었다. 10대 마약사범의 수는 2011년에 비해 약 10배 이상 증가했고 20대 마약사범 역시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 마약이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는 상황에서 정부에서는 왜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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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약을 단속하는 경찰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마약 단속국'이라는 전문 기관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마약 단속국이라는  컨트롤 타워가 없어 제대로 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전수조사를 통해 마약을 검거하려는 시도마저 검사 키트가 없는 장비의 부실함과 현재 기술로는 검출이 어려운 신종 마약들이 대거 나오고 있어서 우리 사회에 마약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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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범죄와 관련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내 매약류 범죄의 처벌 수준에 대해 물은 결과 88%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답했다. 상당수의 국민들이 마약류 범죄의 처벌이 부족하다고 보는 동시에 실질적인 처벌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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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으로부터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정부는 하루빨리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가 주도하여 마약의  유통경로를 파악하고 마약 사범들의 처벌을 강화하여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또한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을 만큼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끊도록 치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인프라 구축과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시 새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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