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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yes24

개봉 한참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던 터라 다들 한 번쯤 들어 본 적은 있을 것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으로, 영화와 소설이 동시에 제작되었다는 특이점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가 아닌 소설로 이 작품을 다뤄보고자 한다.

소설의 주인공 스즈메는 학교로 향하던 길에 한 남자, 소타로부터 근처에 폐허가 있냐는 질문을 받고 신경이 쓰여 그의 뒤를 밟는다. 하지만 스즈메가 알려 준 폐허에는 남자가 아닌 문만이 있었고, 스즈메는 다시 학교에 돌아간다. 하지만 폐허 쪽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나오는 걸 발견하고 다시 그 폐허를 찾아가 문을 닫으려는 소타를 도와준다. 다친 소타를 치료하기 위해 스즈메는 그를 집으로 데려가고, 그때 고양이가 찾아와 사람의 말을 하며 소타를 스즈메의 방에 있던 의자로 만들어 버린다. 의자가 된 소타는 스즈메의 도움을 받아 고양이(다이진)을 쫓아가고, 스즈메는 소타를 대신해 거대한 재난 미미즈를 막는 토지사의 역할을 이행한다.

사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여태 나왔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중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담고 있다.  소설 안에서 나오는 재난 '미미즈'의 존재는 지진을 뜻하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이런 일본 대지진 등의 사태로부터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영화와 소설을 둘 다 봤던 입장으로서 둘을 계속 섞어 말하게 되는데, 소설을 읽으면서도 지진에 대한 공포를 느낄 수 있지만 영화 같은 경우는 재난에 관련된 후유증이 있다면 관람이 힘들 정도라고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꽤 생생하게 재연되었다. 그렇게 심하게 겪어본 적 없는 나도 보는 내내 몸에 힘을 주고 봤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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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이라는 느낌 외에도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소타가 신경 쓰여 그의 일에 관여하게 되는 스즈메이지만 갈수록 그의 상황에 몰입하고, 소타와 함께 토지사의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그 사람들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 소타 없이 혼자서 그를 찾으러 다닐 때도 포기하지 않고 소타를 돌려놓겠다는 일념 하나로 목숨까지 바치는 스즈메는, 궁금증에 시작했던 첫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는 엄마를 여의고 자신을 거둬준 이모와의 관계도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그리고 울면서 엄마를 찾아 돌아다니기만 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조언까지 해 주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참 많다고 느꼈다.

사실 이 소설은 영화와 큰 차이가 없다.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영화 안에서는 않았던 자세한 묘사, 상황, 대사를 보는 재미가 있다. 이미 영화를 봤던 사람이라면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이 소설을 통해 스즈메의 문단속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작품에 푹 빠져들게 할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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