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총, 균, 쇠가 원인이 아니다.

 전쟁을 하고, 정복과 점령을 할 때 생각해 볼 사안은 ‘그 나라는 왜 졌는가?’이다. 그럼, 이 책을 볼 때, 당연히 총, 균, 쇠가 원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게 아니다. 물론 총, 균, 쇠가 원인이 될 수는 있다.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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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가 문제라고 의식하고, 배워오고, 생각했던 총, 균, 쇠가 어떻게 생겨났고, 유럽 국가 주변이 우세하게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자연환경에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연환경이 어떻길래 문제가 되는 것일까? 쉽게 말해서 지리적인 요인이다. 우선, 유라시아 대륙은 동서로 길게 뻗어져 있고, 아프리카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 방향으로 길게 뻗어져 있다. 대륙 모양 자체가 다르게 생긴 것이다. 지구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위도가 같으면 기후가 비슷하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기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냐면, 먼저 초점을 두어야 할 질문이 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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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가 왜 스페인에 정복당했을까? 가장 기본적인 질문일 수도 있다. 총 때문에? 사실 과거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로 포장이 가능했다. 그들이 미개하다는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현대적인 시점을 봤을 때, 그런 근거는 타당하지 않다. 이 책에 따르면, 사실은 지리 때문이다. 곧 전염병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연관성을 전혀 볼 수 없다. 차례차례 이야기해 보자면, 농업이 시작된 기원 7000년 전에,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있었다. 그중 섭취가 가능한 품종은 10개 정도라고 한다. 섭취할 수 있는 품종을 안다는 것은 경험으로 인한 기술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 농사 기술을 전파하는 것은 당연하다.


 앞서 말했듯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기후는 다르다. 그래서 농사 기술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다. 가로로 긴 유라시아 대륙은 농사 방법 전파가 쉬웠다. 농사를 많이 지을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고, 그러다 보니 정착이 가능해진 것이다. 정착하다 보니, 기술이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하다 보니, 가축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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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유전자 중에, 인간에게 해로운 영향을 주고, 질병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을 생각하여야 한다. 동물을 키우다 보니, 질병이 생긴 것이다. 마치 현대의 우한 폐렴(코로나)이 박쥐에서 나온 것처럼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천연두가 되겠다. 당시에는 소에서 건너왔다고 했지만, 사실은 설치류에 의해 기원했다곤 한다. 아무튼, 동물에게 퍼진 것은 맞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실은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몇 안 된다는 것이다. 전염병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이 죽은 것이다. 그렇게 죽음의 순환을 거듭하다 보니, 내성이 생기는 사람이 등장하게 된다. 1980년에 지구상에 완전히 박멸된 것처럼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살아남는 유라시아 상황에서 아메리카 대륙 쪽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아메리카 대륙은 수렵채집 시기에 사람들이 건너간 것이라고 한다. 처음엔 농사를 지을 시기가 아니므로, 사냥을 하고 다녔을 것이다. 그렇게 사냥만 하면서 거기에 계속 머물러있던 것이다. 주변국들에 의해 전파가 되려 하면, 남북으로 긴 이유로 기후가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기술은 먼 훗날, 잉카문명과 마야문명 때 생긴 것이다. 심지어 가축도 라마 외에는 별로 없었다. 면역 체계 자체가 좋지 못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총이라는 것이 근본적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저자도 인정한 오류는 확실하게 있다. 그러나 모두가 명작이라 이야기하는 데에는 또 이유가 있는 것이다. 누구를 총으로, 무기로 정복하고 정복당한다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는 면에서 새로운 시각이라 생각한다. 책은, 발전한 기술이 아니라 근본적인 이유를 환경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인 상태에서 누군가가 인종이든, 지능 등으로 뛰어난 것이 아닌, 이미 그런 환경이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지리적 요인이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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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대륙은 당시 어땠을까? 사실 이 책을 현대로 연계해 보면 중국이 폐쇄적인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중국 지도를 보면, 아래가 둥글게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유럽 대륙을 보면 대륙이 흩어져있다. 대륙이 흩어져있기 때문에, 여러 국가 간의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중국은 대륙이 붙어있기 때문에, 통일하기도 쉬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급자족하기가 쉬웠고, 교류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외부 진출이 굳이 필요 없던 것이다.
 보통 국가 간의 정복 전쟁, 역사를 말할 땐 기술적인 측면과 각 국가 안에서 일어난 발전 역사에 대해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관점이라 생각한다. 처음에 책을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대학에 들어와서 한 번 더 읽어보니,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해 앞서 말했던 내용들처럼 쉽게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단순히 전쟁이 나고 정복하고, 정복당하는 것엔 궁극적인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총, 균, 쇠가 큰 몫을 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이 책은 우리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저 세 가지가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시초를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에서 대륙과 교류를 해야 하는 한국이 K-POP 전파를 위해 영어로만 가사를 만든다는 등의 행동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일본어로 되어있는 본연의 자국 문화만 즐기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던 가수, 연예인 등이 한국 시장에서 논란이나 유명세가 낮다는 이유로 중국 시장을 확보했을 때, 심지어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졌을 때는 국내에서 버는 돈보다 중국에서 버는 돈이 훨씬 더 많다. 그 정도로 중국은 자급자족하며, 내부에서 시장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대륙과의 교류를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한 번쯤은 꼭 읽어봐야 하는 것이 맞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답은 아니다. 사실 이런 역사라는 것은 다양한 변수와 이해관계들이 얽혀 형성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건 저자도 인정한 사항이다. 이 책에 오류가 많다는 것 말이다. 사실 모두가 정답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모두가 틀렸다고도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 옳고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여러 변수로 작용해서 얽혀서 생성된 것이 지금의 사회라 생각한다.
 책은 확실히 새로운 방향에서 사고를 높여준다. 전쟁이 났다. 왜 전쟁이 났을까? 그렇다면 그 전쟁을 해서 얻는 이득은? 이런 우리가 생각하는 확장적인 사고 형태의 질문뿐만 아니라, 전쟁하려는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주는 것이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 사건의 원인이 아니라 그 사건의 원인이라 생각되는 것에 대한 생각의 이유를 궁극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사고하는 것이 책의 목표인 것 같다.
 ’역사는 반복된다.’ 앞서 말했던 동서로 긴 국가, 남북으로 긴 국가처럼 그때의 전염병이라는 사유로 인구가 줄고 기술이 제각각 발전하는 것이 환경의 요인이라 말한 것처럼. 현대에서도 그런 역사 이후에 오는 비슷한 영향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인간은 환경에만 영향을 받는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을 바꾸기도 변화하기도 하는 현대사회에선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이유 중엔 환경이라는 이유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환경에 따라 인종이 다르고, 자라난 환경에 따라 역할, 성격, 사고방식이 다른 것처럼. 이 책도 전쟁이 일어난, 정복과 점력의 근본적인 이유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지 거기에 이유로 환경을 생각하여 말하는 것뿐이다.

 결론적으론 모두 책의 생각일 뿐이다. 우린 이 책을 읽고 우리의 나름대로 사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그 사고방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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