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지도를 보다.

"하지만, 이것만은 마음에 새기자. 너를 이정표로 삼고 여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네가 다른 지도를 찾아 두리번거린다면 차멀미가 사람멀미로 바뀐다는 것을. 사람이 싫어지고, 싫어하면 이번 여행은 끝이란 것을." (이정록 시인의 사람멀미 中.)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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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상대하는 건 까다롭다. 근 네 달 동안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많은 알바를 하였는데 사는 게 참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내 나이 23살에 무슨 벌써 그런 소리를 하냐고 코웃음 칠 수도 있지만 나름 깨달은 것이 많다. 처음 시작한 일은 나의 머릿속에 소용돌이를 휘몰아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너무 어렵고 서툴고 무섭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일 그만둘 수도 없고 열심히 배워가면서 노력해 보자고 마음속 의지를 불태웠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착하고 좋은 사람도 있지만 늘 어딜 가나 상처를 주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들은 나에게 사람멀미를 일으킨다.

처음에는 상처도 많이 받았었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취급을 받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못하는 만큼 더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뭐든 친절하게 대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런데 막상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것은 진심 어린 짜증뿐이라는 것을 느끼고 나니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다. 물론 좋은 사람들도 많지만 역시나 안 좋은 기억만이 마음에 오래 남지 않는가. 손님들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던 직원들에게도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그냥 점점 사람 자체가 싫어지게 되었다.

방구석 은둔형 외톨이가 되지 않는 이상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타인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한다. 무엇을 하든 우리 사회의 모든 체계는 사람과 사람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삶이라는 여정 속에 사람멀미를 일으키는 요소는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 계속해서 사람에 대한 미움을 가지게 되고 엉뚱한 마음을 먹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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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너를 이정표로 삼고 여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네가 다른 지도를 찾아 두리번거린다면 차멀미가 사람멀미로 바뀐다는 것을."

"사람이 싫어지고, 싫어하면 이번 여행은 끝이란 것을."

다른 지도가 아닌 '올바른 지도', '사랑의 지도'를 보며 나를 이정표로 삼은 사람의 등대가 되어야 한다고. 결국 나도 사람에게 치여 나의 지도를 미움이 섞인 부정적인 지도를 만들어내었다. 그러나 나를 이정표로 삼은 사람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아무리 사람에 대한 회의가 들더라도 미움과 엉뚱한 마음을 가지지 말고 올바른 지도를 보며 삶을 살아가야 한다. 또한 나도 누군가에게 사람멀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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