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종이신문이 뉴스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매체 중 하나였고 신문을 대충 훑어만 보더라도 이슈의 큰 맥락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뉴스가 너무 많다. 많은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뉴스가 넘어오면서 그 양이 너무 많아져 진짜 뉴스를 읽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온라인 뉴스는 한 화면에 방대한 양의 뉴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

또, 언론사 웹사이트의 제일 첫 화면의 기사는 정말 순식간에 새롭게 작성된 기사들로 바뀌어 몇 일전에 어떤 기사가 가장 중요한 기사였는지 독자들은 기억하지 못한다.

오늘의 뉴스는 어제의 뉴스를, 어제의 뉴스는 그 전의 뉴스에 담겼던 내용을 토대로 생산되는 이야기와도 같은 데 독자들은 온라인 저널리즘을 통해서 그것을 읽어내지도 파악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 ⓒThe PR news

이처럼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뉴스들이 홍수 같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그것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고, 여러 기사들을 보기 좋게 정리해주는 ‘뉴스 큐레이팅’이 뉴스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3090503
▲ 2015. 06. 07 KBS 미디어 인사이드 ' 뉴스 유통 혁신자? 소매치기? '큐레이션' 매체'

 

큐레이팅이란 일반적으로 미술작품들을 모아 전시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이 미디어 분야에서 사용될 때는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한 정보들에 ‘가치’를 더해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미국의 경우 허핑턴 포스트, 버즈피드 등의 큐레이팅 전문 매체들이 이미 뉴욕타임즈와 같은 기성 매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뉴스 큐레이팅 전문 매체들이 하나씩 생겨나고 있는 추세인데 그 예로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인사이트, 위키트리, 피키캐스트 등이 있다.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 2월 28일에 창간한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를 들 수 있다.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는 한겨레와 합작 법인으로 독자적인 취재도 하지만 대부분 다른 매체들의 보도를 큐레이팅한 기사 또는 블로거들이 게시한 글로 채워져 있다.
(http://www.huffingtonpost.kr/)

 

또, 어디에서 인용되었는지, 그와 관련된 관련 기사들의 목록들도 첨부해 기사를 읽어 내려가는 이용자들이 스스로 찾아 들어가 맥락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다른 언론사에서 생산한 뉴스를 인용하여 재가공, 재배치 해 어떤 사건의 맥락을 순서대로 그리고, 필요한 정보들만 독자들이 알기 쉽게 게시한다.

끝도 없이 뉴스가 쏟아지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어떤 사건이 이런 맥락에서 나오게 된 이야기이며 많은 뉴스들 중 어떤 뉴스가 더 중요한 뉴스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 큐레이팅 저널리즘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타 언론사에서 생산해 낸 뉴스를 재가공하고 인용하면서 큐레이팅 저널리즘은 저작권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연결고리를 가지게 된다.

 

▲ ⓒ인사이트 페이스북페이지

한 예로 ‘인사이트’는 원 기사의 내용 일부를 그대로 옮겨놓고, 해당 매체의 이름을 바이라인처럼 달아놓고 기사 말미에는 아웃링크 형태로 원 기사를 링크하는 형태로 언론사들의 기사를 그대로 게재했다가 언론사들의 항의를 받고 기사를 내린 일이 있었다. 보통의 인터넷 매체들은 출처를 밝히고 원 기사의 몇가지 대목을 인용하는데 인사이트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복기 허핑턴포스트 공동편집장은 “큐레이팅이 트렌트처럼 여겨지면서 독립매체나 신생매체들이 큐레이팅 서비스를 많이 시도할 텐데, 철학이나 원칙이 없이 남의 콘텐츠를 도둑질하는 등 과도기적인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큐레이팅 저널리즘은 자체적으로 뉴스를 생산해 내는 것보다는 남의 콘텐츠를 가져와서 게시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문제가 큐레이팅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허핑턴 포스트의 권 편집장은 “허핑턴포스트의 경우 기사와 그림 출처를 최대한 상세하게 밝히고, 글을 일부 인용할 땐 일부러 눈에 띠게 표시한다. 링크는 반드시 건다는 식의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큐레이팅 저널리즘이 이제 막 저널리즘 환경 속에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로서 떠오르고 있고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앞에서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의 권복기 공동 편집장이 이야기 한 것처럼 과도기적인 부작용은 생길 수 밖에 없다.

 

▲ ⓒsk하이닉스블로그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큐레이팅 저널리즘을 실행하고 있는 허핑턴 포스트나 인사이트와 같은 매체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시대가 변할수록 큐레이팅 저널리즘은 새로운 저널리즘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 저작권 문제와 같은 역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는 물론 필요하다.

그들이 콘텐츠에 대해 ‘큐레이팅’을 할 때 뉴스를 읽는 독자들이 뉴스의 바다에서 한 눈에 그 뉴스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큐레이팅’에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이 콘텐츠가 어디에서 인용되어 왔는지 알려주는 것 또한 큐레이팅 저널리즘 매체들의 중요한 역할이 된다.

이용자들에게 콘텐츠에 대한 정확한 출처를 밝히고 알기 쉽게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큐레이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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