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하경민 기자
ⓒ뉴시스 하경민 기자

최근 국내에 수입 김치가 많이 들어오면서 국내 김치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김치연구소가 전 세계로 한국 김치를 알리는 노력하고 있고 2022년도에는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김치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했다.

김장의 사전적 의미는 초겨울 또는 늦가을에 겨울 동안 먹을 다량의 김치를 담그는 행위 또는 그렇게 담근 김치를 일컫는다. 2013년에는 김장, 한국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장이 언제, 어디서 또 누가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고려 시대 이규보의 가포 육영에 따르면 "무는 장을 곁들이면 여름철 석 달간 먹기 좋고 소금에 절여 아홉 달 겨울을 대비한다"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무를 저장해 두고 먹던 김장 풍속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고 이것은 우리나라 문헌에 김장이 최초로 등장하는 구절이다.

과거부터 이어져 오던 마을 사람들이 서로의 일을 돕는 품앗이 문화가 짙게 묻어 나오던 김장 문화는 외식의 보편화, 축소하는 가족 구성원 수와 식단의 서구화 등으로 일반 가정에서 김치를 소비하는 양이 많이 줄었고 단독 주택보다는 아파트에 사는 인구가 증가해서 이웃과 함께하는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 또 시판용 김치가 쏟아져 나오고 취향에 맞는 김치도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굳이 김장을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이에 김장을 포기하고 김치를 사 먹는다는 뜻의 김포족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김장하는 집안이 존재한다. 집안마다 입맛이 다 다르고 지역마다 김치에 들어가는 속 재료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김치는 채소 절임이라는 형태로부터 시작하여 고려 시대에 미나리, 생강, 마늘, 파, 무 등 다양한 채소들을 함께 버무려 만드는 제조법이 등장했고 조선시대에 들어서 젓갈이 추가되고 후기에 고추가 유입되며 빨간 양념이 등장했다. 오늘날 통상적인 방법인 통배추를 이용한 김장 법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

ⓒ경북신문 황수진 기자

 

이러한 배경 때문에 지역마다 김치 속 재료 가 모두 다르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서울 및 경기 지역은 다소 심심한 무난한 맛이 특징이다.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잘게 다져져서 보기에 깔끔해 보인다. 오랜 시간 수도였던 덕에, 전국의 농수산물이 모여들어서 김치의 종류와 맛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강원도는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동과 영서로 나뉘는데, 영동 지방은 양념에 말린 생태와 생오징어를 넣는 것이 특징이고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영서 지방은 갓을 많이 넣어 칼칼한 맛이 나고 국물을 넉넉하게 하여 싱겁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충청도는 충북의 채소와 충남의 해산물을 사용한다. 젓갈은 많이 넣지 않고 소금만 사용하여 소박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충청도는 짠지라고 하여 배추와 무를 통으로 담그며 조기젓, 황석어젓, 새우젓을 주로 사용하고 양념을 적게 발라 만들기도 한다.

경상도는 기온이 따뜻하여 마늘과 고춧가루, 소금과 젓갈을 많이 사용하여 김치가 쉽게 익는 것을 방지하고 맵고 얼얼하며 짠맛이 특징이다. 전라도는 음식의 고장이라는 별명답게 해산물과 산나물이 풍부하여 김치의 종류도 다양하다.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고춧가루와 조기젓, 새우젓 등 젓갈을 많이 사용하여 매운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고 찹쌀 풀을 쑤고 멸치젓을 많이 사용하여 국물이 진하고 탁한 색을 내지만 감칠맛이 좋고 깊은 맛을 낸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는 다양한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특성상 재료와 양념을 적게 사용하여 김치 종류가 많지 않으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한겨울에도 잘 자라는 재래종 배추의 줄기나 꽃봉오리로 동지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김치의 본고장인 대한민국인 만큼 김치의 종류와 재료, 맛 등 모든 방면에서 그 지역의 위치적 특성, 기후 등과 같은 특징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김장하는 집안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만의 문화이다. 우리는 이것을 유지하고 세계화에 걸맞게 발전시켜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 문화는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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