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대한민국이 떠들썩하게 한 일이 발생했다. 다들 이미 뉴스를 통해 알고 있겠지만 평택시 추팔공업단지 SPC 파리바게뜨 계열사 SPC에서 20대 초반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난 것이다. 사실 SPC는 2017년 이미 파리바게뜨의 제빵 기사 불법 파견 문제 등으로 인해 내부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왜 이렇게 이슈가 되었냐 했더니 사고 바로 다음 날 그 사고가 난 기계를 옆에 두고 흰 천으로 가리고 일을 시키는 행동들로 인간이 아닌 정말 기계로 생각하는 듯했고 제빵 공장에서 숨진 노동자의 빈소에 직원 경조사 지원품(답례품)을 명목으로 파리바게뜨 빵이 담긴 상자 두 박스를 놓고 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입관식을 마친 날 SPC 관계자들은 빈소에서 합의금을 언급하며 소비자의 더 큰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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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측은 사회적 합의를 만들며 수습에 나섰고 사건 5일이 지나고도 제대로 된 합의 이행보다는 문제를 제기한 SPC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등 책임 회피만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소비자들은 SPC 상품 불매 운동을 하자며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SPC 계열사는 무엇이며 대체할 상품은 무엇이 있다는 자료까지 나오며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여론이 악화되니 그제야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 사과를 하는 그룹 회장의 모습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현재 소비자 정체성이 압도적인 ‘소비사회’를 살고 있는 사회에서 불매운동의 영향력은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것과 맞먹는 행동이라 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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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은 마냥 SPC라는 기업이 망하길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올바른 윤리 경영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좋은 기업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클지도 모른다. 물론 불매 운동을 한다고 해서 바벨탑과 같은 SPC의 구조적인 오래된 부정적인 부분이 긍정적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 낭만적인 드라마는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최소한의 변화는 이행될 거라 믿는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무엇일까. 과연 우리는 진정 심각하게 느껴지고 나도 같이 이 부당함에 맞서기 위해 도울 수 있는 것은 마땅히 도와야겠다고 느끼고 있는가? 혹은 불매운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나 살기 바쁜데 사치스러운 일은 왜 하는 거지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나.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과연 내 가족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함께해 주는 이 한 명 없다면 망연자실 아닐까.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건 도우며 사는 ‘정’이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각박한 사회라는 거 충분히 안다. 매끼 돈 걱정에 삼각 김밥으로 해결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오랫동안 일을 했지만 내 집 마련도 못 해서 우울한 사람도 있을 거다. 그렇지만 사람이 죽었고 죽은 사람이 있어도 나 몰라라 하는 그런 기업과 같은 수준이면 안 되는 거 아닐까. 약자의 권리라고 해도 그것을 이윤 추구의 도구로만 취급하는 기업 혹은 사회에 대해 강력히 개선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가 개입해서 돕지 않는다면 우리라도 힘을 실어준다면 분명 사회는 변화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불이익을 당하는 이 상황에 가만히 있지 않고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건 서로 돕고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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