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해외리그 시즌은 끝이 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년 차에는 무조건 우승한다는 규칙을 가지고 있는 조세 무리뉴 첼시 감독이 첼시를 이끌고 다시 한 번 잉글랜드 정상을 밟았고 스페인에서는 FC바르셀로나가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라인을 앞세워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앙숙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우승을 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는 역시나 바이에른 뮌헨과 유벤투스가 우승을 차지하며 해외리그가 막을 내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컵 경기도 우승자들의 축제 속에 마무리되었다.

리그가 종료되면 항상 대두하는 문제가 있다. 팀 성적에 따른 감독의 경질과 해임,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으로 안방자리에 자리 잡고 있던 감독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막 리그가 끝난 시점이지만 감독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트로피를 못 들면 자리에서 떠나는 비운한 감독.

(출처= 골닷컴 공식홈페이지)

작년 유럽 챔피언인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트로피 하나 못 들어 올리고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전부 내주게 생겼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 구단주는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를 통해 25일 "안첼로티 감독이 지난 23일 헤타페와의 최종전이 끝나고 나서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아 팀을 떠나게 됐다."고 보도하며 무관의 책임을 안첼로티 감독에게 물렸다.

그러나 무관에 그쳤다고 성급하게 안첼로티 감독을 해임시킨 것은 아닐까?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에서 바르셀로나에 밀려 승점 2점 차로 2위에 머물렀고 UEFA챔피언스리그 역시 준결승전까지 올랐지만, 유벤투스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하고 결승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렇게 보면 작년 유럽챔피언 답지 못 한 모습으로 해임될 만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다르게 생각을 해보면 유럽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은 감독은 누구이며, 또 레알 마드리드가 그토록 원하던 '라 데시마(UEFA 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를 이루게 해준 감독을 한 시즌 무관이라고 해서 해임시키는것은 너무 조급한 생각이 아닐까 든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 자체가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릴 만큼 쉽게 감독들이 살아남을 수 없는 자리이다. 안첼로티 감독 부임 전 현 첼시 감독인 조세 무리뉴감독은  '라 데시마'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6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만 머무르던 구단을 세 시즌 연속 준결승 진출을 이끌면서 변화를 일으켰고 또한 10/11시즌에는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 컵)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11/12시즌에는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무리뉴도 여기까지였다. 12/13시즌에서 무관에 그치면서 상호 계약해지에 의해 팀을 떠나게 되면서 지금의 안첼로티 감독과 비슷한 행보를 보게 해주었다. 안첼로티는 이미 해임이 되어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으나 다른 한 감독은 아직 불안에 떨고 있다.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감독인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2013년 6월에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하여 첫 시즌 만에 두터운 스쿼드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며 프리미어리그 왕좌의 자리를 되찾아오며 맨시티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사람들은 다시 맨시티를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맞이한 14/15시즌의 결과물은 빈손이었다. 리그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무리뉴가 이끄는 첼시에게 트로피를 내어주고 FA컵에서는 무려 32강에서 하위 팀인 미들즈브러를 만나 홈팬들 앞에서 무너져 망신을 당했으며 캐피털 원 컵(잉글랜드 리그 컵)도 역시 16강에서 일찌감치 떨어졌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는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문제점이다.

맨시티는 아구에로, 야야 투레등 최고의 스쿼드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 이상을 가본 적이 없다. 맨시티의 전 감독이자 현재 인터밀란 감독인 만치니 역시 11/12시즌에 맨시티를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다음 시즌에서 무관에 그쳐 맨시티로 부터 경질을 당했다. 이 상황이 앞서 말했던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무리뉴와 안첼로티, 만치니까지 모두 똑같은 이유로 구단에서 쫓겨났지만, 페예그리니 감독은 아직까지 버티고 있으며 자신은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팀으로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과 특별 미팅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다음 시즌에도 내가 맨시티를 이끌고 있을 거란 사실에 한 치의 의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책임지고 일어섰지만 자리만 옮기게 되는 감독

(출처= 도르트문트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무관에 그쳐 구단으로부터 통보를 받아 자리를 떠나는 감독 외에도 자신이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신이 자리를 비워주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애정이 담겨있던 도르트문트를 떠나는 위르겐 클롭 감독이다. 클롭 감독에게는 도르트문트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지난 2008년부터 팀을 이끌면서 7년 동안 지냈던 자신의 집과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 클롭은 취임 직후 독일 슈퍼컵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도르트문트에 대한 기대심을 심어주었으며 2010/11, 11/12시즌 분데스리가 2연패를 달성하며 뮌헨의 독주체제를 막는 구단이 나타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었다. 또한, 11/12시즌에는 리그와 포칼 컵에서 우승하며 더블을 이루어냈고 UEFA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대업적을 달성하며 도르트문트와 클롭이라는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시즌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도르트문트와 클롭의 인연은 다한 것 같았다.

이번 시즌 클롭감독이 이끈 도르트문트는 전반기에 리그 최하위까지 내려가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결국 시즌 7위로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도르트문트의 얼굴은 볼 수 없게 되었고 이에 책임을 느낀 클롭감독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도르트문트 자리에서 물러서겠다고 구단과 협의를 통해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이별을 고하며 마지막으로 구단에 트로피를 안겨주기 위해 포칼 컵 결승전에서 모든 전력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트로피를 못 들어 올리고 정들었던 구단을 떠나게 되며 도르트문트와 클롭의 7년간의 생활을 끝을 마무리 짓게 되었다.

하지만 클롭이 물러섰다고 해서 실패한 감독은 아니다. 그는 명장이고 도르트문트 자리에서 물러서자마자 그에 대한 이적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클롭이 물러서는 것이 확정이 되자 클롭과 관련된 구단은 잉글랜드의 맨시티, 리버풀과 아스널, 이탈리아의 나폴리 등 벌써 클롭 모시기에 나서고 있으며 클롭 역시 B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에 내가 다른 나라에서 사령탑을 맡는다면, 아마 EPL이 될 것."이라며 감독직을 옮기는 데에 부정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누가 먼저 새로운 방석을 깔고 앉을까

(출처= 골닷컴 공식 홈페이지)

현재도 감독자리에 대한 말들이 떠돌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자리에는 해임된 안첼로티 감독을 대신하여 클롭감독과 나폴리의 감독인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을 두고 저울질을 하다가 베니테즈 쪽으로 기울었다고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베니테즈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나폴리와 계약이 만료되며 이미 구단에 재계약 의사를 거절했다.

베니테즈 역시 유럽의 다수 클럽에서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을 가진 감독인 만큼 레알 마드리드의 보드진들은 베니테즈를 감독직에 어울릴 만한 인물로 보고 있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부사장인 데 블라스는 구단 행사를 통해 "안첼로티 감독의 해임은 실제 상황이다. 그동안 레알을 위해 노력해준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서 "3일 전까지만 해도 안첼로티 감독은 나에게 세계 최고의 감독이었다. 2년 전 주세 무리뉴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는 베니테즈 감독이 최고의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베니테즈의 레알행을 거의 확정이 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반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물러난 안첼로티 감독은 친정팀 AC밀란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안첼로티는 자신이 선수와 감독으로 전성기를 구가한 밀란의 복귀 제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밀란 채널'과 인터뷰를 통해 "나의 올여름 밀란 복귀 가능성은 50대50"이라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이적시장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도르트문트를 떠나 자유신분이 된 클롭 감독이다.

베니테즈 감독을 떠나 보낸 나폴리는 클롭 감독을 당연히 원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잉글랜드의 두 클럽인 리버풀과 맨시티와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로 인한 뮌헨 역시 클롭을 원하고 있다. 결국, 감독들이 어떤 나라로 비행기 티켓을 살 것이냐는 클롭 감독에게 달린 셈이다.

리버풀은 올 시즌에 시즌 6위로 마감하며 챔피언스리그 티켓확보에 실패했고 구단의 에이스이자 성장세가 뚜렷한 라힘 스털링이 리버풀을 떠나려고 하자 리버풀 구단은 클롭 감독을 데려오는 조건으로 스털링이 구단에 남아주길 바라고 있는 눈치를 보이고 있으며 맨시티는 아직은 페예그리니가 잔류에 대해 자신감을 비치고 있지만, 무관이라는 성적으로 인해 클롭을 원하고 있다. 

 

 

 

이번 여름, 클롭 외에도 라파엘 베니테즈, 카를로 안첼로티 등 이적시장에 나온 명장들이 대거로 나오게 되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선수들 못지않게 뛰어난 가치를 가진 명장들의 이동설, 축구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볼거리를 선사하며 과연 감독이 바뀌고 변화는 구단은 몇팀이 되고 어떤 구단이 감독을 위한 방석을 잘 깔아 놓았는지는 확인하는 자리는 이번 여름 감독들의 자리선정과 그 준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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