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이란 무엇인가.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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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임은 갇혀있는 공간이다. 자신이 사회가 만들어 낸 프레임 속에 갇혀버린다면 그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기는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프레임을 이용할 것인가 프레임에 이용당할 것인가. 이 글을 적고 있는 본인 또한 생각지도 못한 프레임에 갇혀있을 수도 있다. 이를 잊지 않으며 책을 읽어내렸다.

 처음 책을 펼친 순간 보이는 문장이다. ‘비관주의자는 어떤 기회 속에서도 어려움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본다.’ 자신의 처한 상황에 본인이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장이라고 생각하였고 책에 대한 흥미는 더욱 높아져만 갔다. 책을 읽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지은이가 하고 싶은 말은 항상 마지막 문장에 사용된다. 예를 들면 소제목이 ‘프레임은 정의(definition)다’라고 한다면 마지막 문장은 ‘사물과 상황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다시 내려보는 것, 그것이 프레임을 바꾸는 길이다.’로 끝난다. 문장의 전체 내용이 소제목을 뜻하지만 강렬한 한 문장을 마지막에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최신 효과라고 해서 마지막에 있는 문장을 기억하기 마련이다. 책은 꽤나 두껍고 독자가 기억할 수 있는 양은 한정적이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순서가 중요하다. 지은이가 프레임의 중요성에 관한 여러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재미와 의미를 독자와 공유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머리에 남을 수 있도록 쓰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것도 지은이가 원했던 독자의 역할이 아니겠냐는 생각을 한다.

@곽지후
@곽지후

  악의 평범성에 대하여 평소 관심이 있었다. 프레임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다. Banality of evil은 악의 평범성의 정도로 번역된다. 현재까지도 반인류적인 행위를 한 사람을 보고 소수의 악인, 소수의 사이코패스가 저지른 악행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하여 그들을 정의한다.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프레임이다. 책에서도 악의 평범성을 얘기한 아렌트는 프레임에 대한 도전이라고 쓰여있다. 악을 저지르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닌 극소수의 사람이며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믿는 것이다. 아렌트는 유태인을 학살한 아이히만을 사이코패스나 괴물로 그려내지 않고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그려냈다. 몸에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닌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만을 충실히 이행한 사람인 아이히만을 부각하면서 악은 소수의 특정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보통의 존재, 누구에게나 존재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고 이는 인간의 행동은 내면의 결과로 일어난다는 프레임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사람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주장이었다.

 아이히만의 행동을 상황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이히만의 행동은 그 상황에서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행동으로 받아들여진다. 만약 본인이 아이히만의 상황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아이히만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는 보장이 있을까라는 의문점을 제시한다. 아이히만은 당시 지극히 평범하고 가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고 정신과 의사 역시 그는 정상이라고 말한다. 재판 과정에서 아이히만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내적인 갈등 없이 관료주의의 효율을 위해 기술적으로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었다.

 이렇듯 그는 그저 자신의 해야 할 일을 다 했을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유대인이 자신의 앞에서 살해당하고 끔찍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봤으면 그는 지금처럼 행동했을까? 그의 행동에는 자신 상사의 말을 들어야 하는 직장인의 프레임이 씌워진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행동이 인정받을 수 있고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벌을 받을 행동이며 죄가 있다. 그러나 본인이 그의 입장이 된다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무심코 지나갔던 본인의 행동이 피해자를 방관하지는 않았는지 본인이 해도 되는 일을 남에게 떠넘기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프레임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프레임이야말로 자신을 가둘 수도, 무수한 가능성 사이를 지나다니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회는 프레임의 싸움이다. 누군가를 자신의 원하는 프레임에 가두느냐, 그 프레임에 갇히느냐, 자신만의 프레임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냐의 차이는 지구와 우주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임은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지금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감사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는데, 지금 순간을 생각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자신을 생각하는 것에 힘들 이유가 없다. 오히려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선택의 연속인 우리의 삶에서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해 후회를 하기보다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후회가 더 크게 다가오는 순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때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지만 주저하는 일이 있다면 일단 부딪혀라. 나 또한 그럴 것이다. 프레임을 이용할 것인가 프레임에 이용당할 것인가. 프레임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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