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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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을 끝낸다.

1938년 홍콩,

친일파의 핵심 인물이자 정보부 대장인 이(양조위)와

그를 암살하기 위해 '막 부인'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접근하는 왕치아즈(탕웨이)

둘은 처음 본 순간부터 운명 같은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게 되지만

이의 상하이 발령으로 헤어지게 되고 암살 계획 또한 무산된다.

1941년 상하이,

다시 시작된 암살 계획으로 둘은 상하이에서 재회하게 된다.

경계를 푼 이, 그에게 다른 감정을 느끼는 왕치아즈

이들은 서로에게 빠져들게 되는데

 

영화 색, 계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왕치아즈. 그녀는 왜 '이'를 죽이지 않았는가.

 <색, 계> 등장한 왕치아즈. 그녀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혼란의 시대 상황 속, 스파이가 되는 길을 선택했지만 임무 수행 중 '색'과 '계'의 사이에서 고뇌에 빠지고 만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왕치아즈'가 행하는 행동은 보는 이들에게 의문을 던져준다. 왜 '미스터 이'를 죽이지 않았는가? 그리고 왜 마지막에 독약을 먹고 자살하지 않았는가?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자로서, 그리고 작중에서의 왕치아즈라는 인물에 대해 생각해 봤을 때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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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일생에서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 준 이가 없었다. 딸을 놔두고 영국으로 가버린 아버지, 짝사랑했던 광위민 또한 미스터 이를 죽이겠다는 신념으로 그녀를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게 했다. 하지만 '미스터 이'만이 유일하게 그녀에게 '진심'을 전해준 것이다. "당신을 지켜줄게." 이 한마디에 결국 스파이로서의 '계'가 풀린 왕치아즈지만, 충분히 그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고 느껴진다. 나는 주인공인 왕치아즈의 행동에 대해 이해가 간다. '항일전쟁기', 경계와 욕망, 증오와 혐오와 같은 감정들이 뒤섞여 있던 시대.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 '왕치아즈'가 행했던 모순적 행동은 결코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스파이와 한 여자로서의 마음. 이 모든 것이 뒤섞인 심리를 잘 보여주던 왕치아즈. 마지막까지 독약을 먹지 않고 사형을 선택했던 그녀의 마음도 결국 사랑했던 사람을 속였던 자신의 죄를 속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탕웨이가 스파이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것도 결국 짝사랑하는 광위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처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탕웨이가 진정으로 바랐던 건 애국도, 다이아몬드도 아닌 그저 '사랑'받고 싶을 마음뿐이었다.

 <색, 계>는 탕웨이의 파격적인 노출 때문에 일명 '야한 영화'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직접 영화를 시청해 보니 '신체'에만 주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 주목하게 되는 영화였다. 어긋난 애국심 속의 어긋난 사랑. 이야말로 영화 <, >를 나타내는 문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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