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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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 '레너드'는 강간 살해당하는 아내를 본 충격으로 10분 주기로 기억을 잃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다. 그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은 아내를 죽인 살인범이 G'라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이 알아낸 단서와 범인과 관련된 사실들을 몸에 문신으로 새겨 기억을 잃을 때마다 매번 각인시키고, 모든 것들을 사진과 글로 남겨 그것이 자신의 '기억'이라고 믿으며 사는 인물이다.

 작중 내에서 레너드는 메모에 의존하지 말라는 자신의 친구 '테디'에게 "기억만큼 불확실한 것은 없다.", "기억은 방의 모양이나 자동차의 색깔을 바꾼다."라는 말은 한다. 이는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레너드 자신이 사실이라고 남겼던 기록과 메모, 그 모든 것들이 어쩌면 조작되었거나 왜곡되어 있을 수도 있는 '기억'이기 때문이다. 후반부 레너드가 사건의 진실을 알고도 테디의 사진에 '그의 거짓말을 믿지 마라.' 등 기록을 조작하여 그를 새로운 '존G'로 만들어 합리화하려는 모습을 통해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에 달린 것이다.'라는 주제를 관객에게 전달해 주었고 생각한다.

 <메멘토>는 처음부터 레너드가 한 남성을 살해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이를 기반으로 시간을 역순으로 풀어나가는 '플래시 포워드' 형식을 사용하였다. 이 장면은 사실 스토리의 마지막 장면이지만 교차편집을 통해 가장 먼저 등장한다. 플래시 포워드 형식을 사용함으로써 다가올 사건을 미리 보여주고, 현재 스토리의 플롯에 기대감을 증폭시켜주는 효과를 줌과 동시에 관객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처음 이 장면을 본 관객들은 살해당했던 남성, 테디가 범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 이는 곧 일종의 복선과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왔는데,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의 주제를 보여준다. 레너드가 기록을 통해 존G인 테디를 죽였지만 사실 테디는 범인이 아니었고, 이는 레너드의 왜곡된 기억으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였다는 점에서 '그가 범인이다 죽여라.'의 기록은 사실이 아닌 거짓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플래시백' 형식을 사용해서 영화를 두 흐름으로 나누었다. 하나는 과거에서 현재, 또 하나는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을 교차해서 나열하는 구성이다. 이를 '컬러'와 '흑백'으로 나누어 시간 순서를 뒤섞었는데, 이는 미학적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사의 전개를 다층적 형식으로 구현하여 다양한 플롯 해석의 여지를 줌과 동시에 서사 정보 유예 효과를 일으켰다. 앞서 말했듯 과거와 현재의 교차 편집을 통해 그 사이에서 정보의 결여가 생길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관객의 이해는 일정 부분 정지당한 상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즉 레너드가 처음부터 기록했던 사실들을 믿으며 플롯 해석을 해왔던 관객들은 후반에 가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고, 다 레너드의 기억 조작에 의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처럼 영화 <메멘토>에 사용된 플롯들은 영화를 한층 완성도 있게 만들어줌과 동시에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에 달렸다'라는  영화의 주제를 잘 살려낸 요소로 작용하였다.

 이처럼 정교하게 잘 짜인 플롯의 영화가 궁금하다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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